냉면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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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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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반도형 지형으로서 남북으로 이어진 높은 산이 많아 동서로 왕래하기 어려웠으나 산지를 이용한 밭 작물의 농업은 발달하였다.또한 3면이 바다와 접해있어 해안지역간의 접근성이 높고 해산물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이러한 특성 때문에 밭 곡식과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이 발달하였고,지방마다 식재료는 비슷하지만 그 맛은 서로 다른 여러 가지 반찬과 별식을 만들어 먹는 결과를 가져왔다.밭에서 재배하던 작물로는 곡식류와 양념류가 많았는데,특히 지역별 토질에 맞는 양념류를 이용하여 각종 유기물질은 물론 비타민을 많이 섭취하는 지혜를 보였다.
봄철이라지만 벌써 더위가 들기 시작하는 요즘 날씨에 놓쳐버린 입맛을 북돋울 수 있는 음식으로 냉면을 들 수 있다.냉면은 원래 별식으로 만들어 먹던 음식이지만 이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까지도 여름철에 즐겨 찾는 대표요리로 자리잡고 있다.그 이유는 냉면에는 주식인 국수와 반찬의 역할을 수행하는 여러 가지 양념이 한데 어우러져 비빔밥이나 장국밥처럼 우리 음식의 특징인 조화의 맛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냉면은 평야보다는 밭이 많은 평안도와 함경도 지방에서 밭곡식인 메밀을 갈아 국수를 만들고 그 국수를 국물이나 양념에 버무려 먹었던 별식이다.
평양냉면은 담백하고 시원한 육수에 가늘고 부드러운 면발의 국수를 넣고 그 위에 육고기를 몇점 얹어 놓은 것으로 국물맛의 조화를 으뜸으로 여긴다.함흥냉면은 얼큰하고 매운 고춧가루 양념에 동해바다에서 잡은 가자미나 홍어를 무침회로 숙성시켜 약간 굵고 질긴 면발의 메밀국수와 함께 비벼내는 것으로 국수와 양념의 조화가 맛을 좌우한다.
경기도와 강원도 지방에서는 야산에 많이 살던 꿩고기를 곁들인 겨울철의 동치미 냉면이 발달하였고,남부 지방에서는 연하게 자란 열무김치를 이용한 열무냉면을 여름철의 주식으로 만들어 먹었다.이렇듯 주재료는 메밀국수지만 지방에 따라서 그 양념과 조리방식이 달랐다.
그러나 독특한 맛을 내는 냉면의 후식은 어느 지역이나 삶은 달걀 반쪽으로 똑같았는데,그 이유는 삶은 달걀의 노른자위를 입안에 넣고 구석구석을 혀로 살짝 굴리면 양념냄새를 감쪽같이 없앨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운 밥상머리 가르침인 달걀을 제일 먼저 먹어버리니 안타까운 일이다.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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