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황 - 다양한 효험을 가진 약초 - 약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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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에 대한 상식이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약첩을 펼쳐볼때 까맣고 찐득찐득한 숙지황을 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그만큼 지황(地黃·Rehmannia glutinosa)은 흔히 사용되는 약재며 특히 보양강장제 처방에 빠지지 않고 배합된다. 만약 한약에 지황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보약이 그다지 특별한 효과를 갖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몸에 이롭다.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이나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 등 일반인도 잘아는 한약재에 빼놓을 수 없는 약용식물이다. 농림수산부는 지난 92년 서천군과 정읍군을 지황주산단지로 지정한 이후 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땅에서 파서 씻은 그대로를 생지황(生地黃), 말린 것을 건지황(乾地黃), 쪄서 말려 새까맣고 끈적끈적하게 된 것을 숙지황(熟地黃)이라 하며 각각 사용하는 목적과 효험, 외형이 다르다.
지황이 든 한약을 복용중 무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희어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것은 지황이 마늘·파·무우·구리 등을 만나면 약효의 감소는 물론, 심하면 오히려 콩팥의 기능을 저하시켜 머리카락을 희게 한다고 하나 약리적으로 명쾌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지황은 현삼과(Scropular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뿌리와 뿌리줄기를 약으로 쓴다. 우리나라 여러 지방에서 심어 키운다. 주로 황토땅에서 나는 것이 최상품으로 그 색깔 또한 황색이다. 그래서 지황(地黃)이라 한다.
줄기잎은 타원형이고 끝이 뭉퉁하며 잎밑이 쐐기모양이고 거치가 있는 반면 줄기 및 잎전체에 잔털이 많다. 꽃은 7월께에 홍자색으로 피고 9월께에 열매를 맺는다.
고전 문헌에 나타난 지황의 성질은 다음과 같다.
▲생지황=성미는 달고 쓰며 찬데 독은 없다(약학대사전), 각종 출혈을 낮게 하며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향약집성방), 열을 내리며 월경을 통하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어혈을 없앤다(의방유취), 실화가 있으면서 변이 통하지 않는 것을 잘 낫게 한다(본초종신록)
▲건지황=성미는 생지황과 같고 골절·외상·하혈·혈뇨·자궁출혈을 낮게 한다(향약집성방), 먹은 것을 잘 내리게 하고 기력을 세게한다(향약집성방), 산후복통을 잘 멈춘다·피부건조증을 낫게 한다(의방유취), 비허로 설사하고 위허로 입맛이 떨어진 때에는 쓰지 않는다(의방유취)
▲숙지황=달고 약간 따스하고 독이 없다, 피가 모자라는 것을 크게 보하며 힌머리털을 검게 하고 골수·근육·힘줄·뼈 등을 든든하게 한다(동의보감), 혈맥을 잘 통하게 하고 기력을 도우며 귀와 눈을 밝게 한다(동의보감), 간신을 보하며 음혈을 자양하는 좋은 보혈약이다(의방유취), 오랜 설사를 멈추며 음허로 오는 발열·마른기침· 숨가쁨을 낫게 한다. 또한 음허로 땀이 나지 않는 것과 변이 굳은 것도 잘 낫게 한다.
지황의 약리작용은 현대의학에서도 다양하다.
▲생지황=해열보약, 지혈약, 코피, 토혈, 여러가지 열성질병으로 열이 많이 오르고 갈증이 나는 데, 고혈압때의 변비, 인후두염, 여러가지 외과적 염증 등에 쓰인다.
▲건지황=보약, 지혈약, 이뇨약, 토혈, 코피, 변비, 열성병 때의 심장쇠약, 자궁출혈, 태동불안, 성욕항진, 당뇨병, 방광 및 요도의 염증, 고혈압병 등에 효험이 있다.
▲숙지황=보약, 빈혈, 위황병, 병후 및 산후쇠약, 여러가지 소모성 질병, 뇌변혈, 자궁출혈 등에 쓴다. 입맛이 없고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쓰지 않는다.
다양한 효험을 가진 약초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숙지황은 비허로 설사를 허거나 위허로 입맛이 없는 때, 가래끊는 때에는 쓰지 않는 것이 정도다. 또 약재를 구리 또는 쇠그릇에 대지 말아야 한다. 구리나 쇠그릇에 넣고 조제하거나 달여먹으면 머리털이 희어질 우려가 있다.
- 경남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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