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u-Hanam Logo
로그-인
"9호선 하남 연장 좌초 돼나?"   -
profile_image 홈지기   69 회  0 건  26-04-10 09:20

턴키 한계·한강 하부 난공사 ‘이중 족쇄’… 공구별 발주로 돌파구 찾아야 수도권 동부 신도시 교통망의 핵심인 ‘강동하남남양주선(지하철 9호선 연장)’이 연이은 입찰 유찰로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정부와 경기도가 강조해온 ‘선교통 후입주’ 원칙마저 흔들리면서, 사업 구조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복선전철 건설공사 입찰에서 주요 공구가 줄줄이 유찰됐다. 일부 구간은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는 ‘무응찰’ 사태까지 발생했다. 해당 사업은 서울 강동구에서 하남 미사강변도시를 거쳐 남양주 진접까지 약 18.1km를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3기 신도시 왕숙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반복된 유찰로 착공 시기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건설업계가 등을 돌린 이유는 분명하다. 낮은 수익성과 과도한 공사 리스크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등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공사비는 여전히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 수준의 사업비로는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며 “리스크는 큰데 수익은 제한적이라면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털어놨다. 특히 현행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이 시장 외면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공기 단축과 책임 일원화라는 장점이 있지만, 시공사 입장에서는 설계 변경과 지반 조건, 공사비 증가 등 모든 불확실성을 떠안아야 한다. 변동성이 큰 건설 환경에서 이러한 구조는 ‘고위험·저수익’ 사업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강 하부를 통과하는 대심도 터널 구간은 사업 난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핵심 변수다. 고수압과 복잡한 지반, 안전사고 가능성 등으로 인해 공사비와 공기 예측이 쉽지 않고, 공정 지연 시 손실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별도의 특수 공사”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결국 턴키 방식과 고난도 공사가 결합된 현재 구조가 건설사 참여를 가로막는 ‘이중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해법으로 발주 방식의 전환을 제시한다. 턴키 방식을 과감히 내려놓고 공구별 분리 발주로 전환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거나, 공공이 기본설계를 맡아 불확실성을 줄인 뒤 시공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특히 한강 하부 구간은 별도 공구로 분리해 기술력 있는 업체 참여를 유도하고, 예측 불가능한 비용 증가분에 대해서는 발주처가 일정 부분을 분담하는 ‘리스크 쉐어링’ 장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하남 지역 주민은 “입주는 계속 늘어나는데 교통은 제자리”라며 “철도를 믿고 이사 온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남양주 주민 역시 “출퇴근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며 “더 늦어지기 전에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지자체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공사비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유찰이 반복되고, 총사업비를 증액하면 재정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다. 그러나 지금처럼 입찰 재공고만 되풀이해서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입찰 실패를 넘어, 사업 구조 전반의 한계를 드러낸 신호탄이다. ‘선교통 후입주’라는 정책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수도권 동부 교통망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이 노선이 표류를 끝낼 수 있을지, 지금이 중대한 분수령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강동하남남양주선은 시민의 삶과 직결된 핵심 교통 인프라인 만큼 더 이상 지체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경기도가 현실적인 공사비 조정과 발주 방식 개선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조속히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하남일보>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