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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면대간(唾面待乾) - 고전속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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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침을 뱉으면 마르기를 기다려라. 우리 나라 사람들은 보통 일본(日本) 사람들을 돈 밖에 모른다 하여,경제적 동물`이라고 일컬으며 마음 속으로 조소(嘲笑)를 보낸다. 그러나 현재 우리 나라의 현상을 보면,일본을 비웃을 처지도 못된다. 어느 지방검찰청장의 이야기에 의하면,작년 한 해 우리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고소(告訴) 고발(告發) 건수가 일본의 10배를 넘었고,사기사건(詐欺事件) 발생건수는 일본의 100배를 넘었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날로 각박(刻薄)해져 인간미가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밖에도 각종 단체들은 자기들의 권리만을 요구하다 보니,사회는 편안할 날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정신적으로 안정(安靜)을 얻을 수가 없다.

우리 모두가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여 한 걸음만 양보(讓步)한다면,이런 살벌(殺伐)한 세상은 되지 않을 것이다. 각자가 자기만 귀중하다고 생각하여 자기의 권리만 요구하다 보니,이렇게 되었는데,결국 그 피해(被害)는 그런 주장을 한 그 사람들 자신에게로 돌아가고 만다.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부딪치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모두가 다 기분이 상하여 사회를 한탄(恨歎)하는 것이 현실이다.

당(唐)나라 때 누사덕(婁師德)이란 정승이 있었는데,30여 년간 출장입상(出將入相 : 외직으로 나가면 장군이요,내직으로 들어오면 정승)으로서 나라에 많은 공헌(貢獻)을 하였다. 정치적 역량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도량(度量)이 아주 넓어 사람들을 잘 포용(包容)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존경(尊敬)을 받았다.

어느 때 그의 아우가 대주자사(代州刺史)로 임명되어 부임(赴任)하러 가면서 형님에게 하직 인사를 하러왔다. 누사덕이 말하기를,“나와 너는 모두 임금님의 은총(恩寵)을 입어 우대를 받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기를 불러오기 쉽다. 사람들은 우리 형제가 조금만 잘못해도그 것을 찾아 공격하려고 들 것이다. 어떤 사람이 너의 잘못을 찾아 물고 늘어진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했다. 그러자 아우는,“만약 어떤 사람이 저의 얼굴에 침을 뱉는다 해도,그냥 닦고 말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누사덕은,“안 될 말이다. 그 어떤 사람이 너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면,그 것은 너를 원망(怨望)한다는 표현이다. 침을 닦는다면,그 사람의 노여움을 더할 뿐이다. 그러므로 웃으면서 그 침이 저절로 마르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 사람도 더 이상 노여워할 수가 없지”라고 아우에게 충고(忠告)하였다.

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지만,이 정도의 아량(雅量)으로 다른 사람을 포용(包容)한다면,사람들 사이의 온갖 말썽은 사라지고 우리 사회는 더욱더 화기애애(和氣靄靄)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 (己所不欲, 勿施於人)”라는 공자(孔子)님 말씀이나,“원수(怨讐)를 사랑하라”,“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을 내놓아라”라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말이다.

[*. 唾 : 침(침 뱉을), 타. *. 面 : 얼굴, 면. *. 待 : 기다릴, 대. *. 乾 : 마를, 간(건)]

- 경남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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