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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자부(知足者富) - 고전속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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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함을 아는 사람이 부자. 우리 민족(民族) 최대의 명절(名節)인 설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어린이들은 설빔을 새로 얻어 입게 되고 고향(故鄕)으로 가 새배돈을 얻게 될 기대(期待)와 희망(希望)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명절이 다가오면, 어른들은 대체로 명절을 어떻게 쇨까 걱정이 앞서게 된다. 그래서 명절이 별로 반갑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다. 흔히 『명절이 즐겁지 않으면 자기의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표시』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귀여운 자녀들이 기분 좋도록 새 옷을 사 입히고, 부모님 및 고향 친척들에게 드릴 선물(膳物)을 풍부하게 사들고 고향으로 가서 명절을 쇠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런 소망(所望)을 이루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 주변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도 곳곳에 있다. 하는 사업(事業)이 잘 안되거나, 혹은 직장에서 월급을 제 때 못받아 명절 쉬기가 어려운 처지(處地)에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런 때에 가장(家長) 된 사람은 가족(家族)들에게 면목이 없고, 그 가슴은 매우 쓰라릴 것이다. 그래서 명절을 맞이하면 상대적 빈곤(貧困)을 더욱더 절실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물질적 만족(滿足)은, 그 끝이 없다. 자기가 소유한 게 아무리 많아도 자기보다 더 많이 소유한 사람에 비해서는 가난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신적인 만족만이 진정한 만족이 될 수 있고, 물질적 욕망을 잠재울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노자(老子)는 이미 2500년 전에 『만족함을 아는 사람이 부자다(知足者富)』라는 명언을 남겼다.




신라(新羅) 자비왕(慈悲王) 때 경주(慶州) 낭산(狼山) 아래에 백결선생(百結先生)이 살았다. 본명은 모르고, 집이 너무나 가난하여 옷을 백 군데나 꿰맸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냥 백결(百結 : 백 번 꿰맸다는 뜻)선생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기쁜 일 화나는 일 슬픈 일 즐거운 일 등을, 모두 거문고로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발산하였다. 한 해가 저물어 설이 다가올 때 사방의 이웃에서는 떡 방아 찧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인이 방아 소리를 듣고서, 『이웃 집에서는 다들 곡식을 찧는데, 우리는 어떻게 설을 쇠지요?』라고 말했다. 백결선생은, 『대저 죽고 사는 것에는 운명이 있고, 부귀(富貴)한 것은 하늘에 달려 있소. 다가오는 것은 막을 수가 없고, 가는 것은 뒤쫓아 잡을 수가 없는 법이오. 그대 무엇을 그리 마음 아파하시오? 내가 그대를 위해서 방아 소리를 연주하여 위로하겠소』라고 하고는 거문고를 연주하여 방아 소리를 흉내내었다. 이 노래가 후세에 전하여 「방아타령」이 되었다.

우리의 가슴은 조그만하지만, 욕심을 내는 가슴을 다 채우기는 큰 골짜기 채우기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결국은 물질적인 욕구를 자제하고 정신적으로 만족하도록 각자 노력해야겠다. 이 설을 맞이하여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분들은 자기보다 더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야겠다.

조선(朝鮮) 중기에 영의정(領議政)을 여섯 번 역임한 청백리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선생은 이런 좋은 말씀을 남겼다. 『자기의 학문과 기술은 자기보다 나은 사람에게 비교하고, 분수와 복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비교하라』고.

(* 知 : 알, 지. * 富 : 부자, 부) 


- 경남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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