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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 고전속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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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일을 쌓아온 집안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다. 요즈음 세상이 점점 각박(刻薄)해져 자기 눈앞의 이해(利害)만 따져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이 있지만. 좀더 여유(餘裕)를 가지고 크게 넓게 보고서 살아가야 하겠다.

연세(年歲) 드신 분들이 자주 하시던 말씀에, 『할아버지 어진 것이 손자 밑거름이 된다』라는 것이 있다. 할아버지가 너그럽고 두텁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았으면, 나중에 그 손자에게 혜택(惠澤)이 알게 모르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주역(周易)〉에, 『착한 일을 계속 해 나가는 집안에는 반드시 나중에 충분한 경사가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라는 말이 있다. 그 다음에 바로 이어져 나오는 구절에, 『착하지 않은 일을 계속 해 나가는 집안에는 반드시 많은 재앙이 있다[積不善之家, 必有餘殃]』라는 말도 있다.

좋지 않은 일을 계속하면 언제가는 보복을 당하게 되어 있다. 역사상 신하에게 살해된 임금이 적지 않은데, 다 임금의 권한을 남용하여 원한을 샀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약자를 괴롭히고 부당한 이익을 가로챘다면, 그 손자는 한 평생 「누구의 손자」라며 사람들의 손가락질 속에서 살아야 한다.

명(明)나라 때 태학사(太學士)라는 문신(文臣)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영예(榮譽)로운 자리에까지 오른 양영(楊榮)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네 임금을 섬기면서 일을 잘 추진하고 결단력(決斷力)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나중에 정승에까지 올랐고, 문장을 잘 하여 문집(文集)을 남기기도 했다.

본래 그의 집안은 아주 미천(微賤)하였다. 그 조상들은 대대로 나루터 뱃사공을 하며 생계(生計)를 겨우 유지해 나가고 있었다. 어느 해 크게 홍수가 나서 강물이 불어 세차게 흘러내려 왔다. 상류지방에 있던 집과 사람 가축 가구 등등이 마구 강물에 떠내려 왔다. 같이 뱃사공 하던 다른 사람들은 재산이 될 만한 가축이나 목재 가재도구 등만 건지고 물에 빠진 사람이나 죽은 사람의 시체는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양영의 증조부와 조부는 다른 사공들과는 달리 물에 빠져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사람을 먼저 건져 주고, 죽은 사람의 시체도 건져내어 가매장(假埋葬)해서 자손들이 찾아 가도록 해 두었다. 다른 사공들은 그 부자를 바보라고 비웃으며, 재빨리 돈 될 것 챙기기에 겨를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 목숨을 건진 상류 지방의 사람들에게는, 양영의 증조부나 조부가 자기들의 생명의 은인(恩人)이었고, 또 양영 증조부나 조부 덕분에 자기 조상들의 시체를 찾게 된 그 시체의 아들이나 손자들 역시 죽을 때까지 매우 고맙게 생각하였다.

여러 사람들의 축원(祝願) 덕분인지 몰라도, 그 뒤 양영의 집안은 점점 살림이 윤택(潤澤)하게 되었다. 어느 날 도사(道士) 한 사람이 양영의 아버지를 찾아와 『당신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남에게 베푼 음덕(陰德)이 있으니, 반드시 집안이 창성하게 될 거요. 어디 어디에 길지(吉地)가 있으니, 당신 할아버지 산소를 거기에 쓰도록 하시오』하고는 사라졌다.

그 뒤 양영이 태어났는데, 용모가 준수하고 두뇌도 명석하였다. 어른들이 다 뱃사공하기에 바쁘니 아들의 공부에 신경을 쓸 수도 없었는데, 스스로 글 읽기를 좋아하여 스무 살에 과거(科擧)에 합격하여 벼슬길에 나갔다. 벼슬길에 나가서도 억울하고 힘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권세를 부리고 교만을 떠는 사람들에게 제재를 가하여, 여러 사람들로부터 칭송(稱頌)을 많이 들었다.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지 않고 남을 도와주기에 힘을 쏟고, 사리사욕(私利私慾)을 채우지 않고 공공(公共)의 이익(利益)을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서 하늘이 언젠가는 보답을 하는 것이다. 베푼 그 당사자에게 보답을 하지 않으면 그 후손들에게라도 꼭 보답하는 것이다.

(*. 積 : 쌓을, 적. *. 善 : 착할, 선. * 之 : …의. * 餘 : 남을, 여. *. 慶 : 경사, 경)


- 경남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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