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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螢雪之功) - 고전속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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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나 눈 빛에 비춰서 책을 읽는 노력. 오늘날 우리 나라에서는 대학 입학정원(入學定員)이 고등학교 졸업생 숫자보다 더 많아져 각 대학마다 정원을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고등학교 졸업생은 희망만 하면 대학생이 될 수 있으니, 대학생은 더 이상 귀중한 존재(存在)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한 40여년 전만해도 대학생의 숫자는 동일한 연령(年齡)의 1%에 불과하였다. 그래서 대학생은 아주 귀중한 존재였고, 심지어 시골에서는 대학생을 구경하려고 일부러 대학생이 있는 이웃 동네까지 가서 보고 올 정도였다. 그 당시는 대학생 당사자도 긍지(矜持)가 있었고, 실력도 있었고, 이상(理想)도 높았다. 또 50년대 60년대는 우리 나라 경제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대부분 고학(苦學)을 하였고, 정규대학에 다닐 형편이 못되는 사람은, 낮에 직장에 다녀 돈을 벌어 야간대학(夜間大學)에서 공부하였다. 문자 그대로 형설(螢雪)의 공(功)을 쌓았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생이 너무 흔해지다 보니, 대부분의 대학생은 긍지도 없고, 이상도 없고 심지어는 대학 다니는 목적을 스스로 망각(忘却)하기까지 하고 있다.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학생 개인의 장래가 물론 암담(暗澹)하지만, 앞으로 우리 나라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오늘날 중국(中國)이 경제성장(經濟成長)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중국 학생들이 매우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이다.

지금 경제적으로 좀 풍족하다고 하여 우리 나라의 학생 모두가 나태(懶怠)해지거나 안일(安逸)해 진다면, 앞으로 국가적으로 부딪칠 문제가 심각(深刻)하다. 곤궁한 속에서 성공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풍요(豊饒)한 속에서도 자기가 정말로 좋아서 즐겁게 공부한다면, 더욱더 의미 있을 것이다. 또 풍요로울 때 곤궁해질 때의 일을 생각하고 안전할 때 위태로울 때의 일을 생각한다면, 미리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옛날 진(晋)나라 때 차윤(車胤)이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성실(誠實)하고 생각이 깊으며 학문에 뜻을 두었다. 그러나 집이 가난하여 그의 학문적 이상(理想)을 실현시켜 줄 만한 형편이 못되었다. 낮에는 들판에 나가 일을 해야만 했다. 밤이 되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기름이 없어 불을 밝힐 수가 없었다. 무슨 수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런 발명을 해냈다. 반딧불을 많이 잡아 얇은 명주에 싸서 밝히니 등불처럼 밝아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여 나중에 이부상서(吏部尙書)라는 높은 벼슬에까지 이르렀다.

역시 진나라 사람인 손강(孫康)도 집이 가난하여 기름이 없어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는 겨울이 되면 눈빛에 책을 비춰가며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리하여 나중에 어사대부(御史大夫)에까지 이르렀다. 그래서 그 뒤부터 어려운 여건(與件)에서도 굴하지 않고 난관을 극복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형설(螢雪)의 공(功)을 쌓는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핑계가 많다」라는 말이 있다. 공부하기에 유사이래로 오늘날처럼 좋은 환경이 없다. 자기자신을 위해서 모든 공부하는 사람들은 더욱더 분발(奮發)했으면 좋겠다.

(*. 螢 : 반딧불, 형. *. 雪 : 눈, 설. *. 之 : …의, 지. *. 功 : 공로, 공) 


- 경남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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