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노래 곡조의 수준이 높아지면 따라하는 사람이 적어진다. 　 16세기초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地動說)을 주장했을 때，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정신이상자로 생각하였다. 1970년대 중반 지금 삼보컴퓨터의 명예회장인 이용태(李龍兌)박사가，세계 최초로 개인용컴퓨터(P.C.)를 구상하여 국내 기업가들에게 그 개발비의 지원을 요청했을 때，아무도 그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았다. 뛰어난 선각자(先覺者)나 수준 높은 학자 예술가들은 대중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적당하게 대중의 수준에 맞추는 통속적(通俗的)인 사람이 인기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초(楚)나라에 송옥(宋玉)이라는 유명한 문학가(文學家)가 있었다. 그는 초나라의 대문호(大文豪) 굴원(屈原)의 제자인데, 당시 초나라 양왕(襄王)이 자주 불러 그와 대화를 나누었다. 하루는 양왕이 말하기를，“당신 행동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사람들의 뒷말이 많소”라고 했다.

이에 송옥은 이런 풍자적(諷刺的)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얼마 전에 어떤 사람이 서울에 와서 노래를 불렀답니다. 처음에 아주 통속적인 노래인 `하리(下里)`，`파인(巴人)` 등을 불렀더니，따라 부르는 사람들이 몇 천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조금 덜 통속적인 `양아(陽兒)`， `해로` 등을 불렀더니，따라 부르는 사람이 확 줄었습니다. 그 다음에 비교적 고상한 `양춘(陽春)`，`백설(白雪)` 등을 불렀더니，따라 부르는 사람이 몇 십 명 뿐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주 고상한 수준 높은 노래를 불렀더니 따라 부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노래 곡조의 수준이 높아지면 따라하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는 법입니다. 새 가운데는 구만리 장천(長天)을 나르는 봉황새도 있고，울타리 사이를 들락거리는 참새도 있습니다. 그 참새가 어찌 구만리 장천이 있다는 것을 알고 봉황새의 마음을 헤아리겠습니까? 사람 가운데도 봉황새 같은 존재가 있으니，곧 성인(聖人)입니다. 성인의 위대(偉大)한 사상(思想)과 학문(學問)을 일반 사람들이 어찌 알겠습니까? 속된 사람들이 저를 욕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지요.”

문학이나 예술이 수준이 높으면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어제 오늘 비롯된 것이 아니다. 문학 사학 철학은 학문중의 학문이라고 그 중요성을 말해왔지만，오늘날 국내 각 대학에서 냉대(冷待)를 받고 있고，정치권에서나 언론에서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각종 사회문제가 범람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사람의 심성(心性)을 다스리는 문학 사학 철학을 진흥(振興)시키는 것이 근원적인 해결방안이 될 것이다.（*. 曲 : 굽을， 곡. 노래 곡조. *. 高 : 높을， 고. *. 和 : 화합할， 화. *. 寡 : 적을， 과）

- 경남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