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어 기른 개가 구들목 장군이 되는 까닭 - 호기심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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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따라 산책을 나온 개 가운데는 꼬리를 항문에 달라붙이고 있는 것들이 있다.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것은 기쁨과 우호적인 기분을 나타내는 것인 반면 꼬리를 항문에 밀착시키는 것은 공포감의 표현. 따라서 산책을 나왔으면서도 꼬리를 내린 개는 스스로 구들목 장군임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집 밖에서는 맥을 못추면서도 집안, 특히 방안에서는 큰 소리를 치는 경우가 바로 구들목 장군. 그만큼 겁이 많고 비겁하다는 뜻이다.
사나운 개가 이처럼 구들목 장군으로 변하는 것은 집안에만 가두어 기르기 때문이다. 모든 짐승은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그 영역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건다. 대신 남의 영역에 들어서면 스스로 고개를 숙여 자숙하는 것이 생리.
집안에 가두어 기르는 개의 경우 영역은 집안에 국한되며 바깥 세상은 모두 다른 개의 영역이다. 따라서 비록 주인을 따라 산책을 나왔어도 본능을 버릴 수가 없어 꼬리를 내리고 걷는 것이다.
-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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