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음식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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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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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삼복 중 초복과 중복이 지났고 며칠 있으면 말복이 돌아온다.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분명한 나라에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체질이 변하게 된다.그러므로 계절의 변화가 심한 나라일수록 여름이나 겨울의 보신이 체질화되어 있다.
1795년 궁중음식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보면 임금의 죽수라상 식단에 '영계백숙'이 등장하고 '조선왕조궁중연회식의궤'에 보면 순조 28년(1828년) '진작의궤'에 닭을 주재료로 하는 초계탕과 칠계탕이 등장한다.
그리고 잉어와 닭을 주재료로 곤 '용봉탕'이 고종 29년(1892년) '진찬의궤'에 등장하기 시작한다.특히 연산군은 여름철에 장어백숙을 좋아했고,'세종실록'에는 당뇨병으로 고생하던 세종임금에게 어의가 흰 수탉과 양고기를 이용한 보양식을 처방하였으나 임금이 거절했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궁중에서도 여름철 더위로 지쳐 기력이 떨어지거나 식욕이 저하되는 것을 염려하여 여름철 보양식을 즐겨 먹었다.
한편 백성들은 삼복 더위를 이기기 위해 개를 잡아 구장을 끓여 먹었고,개고기가 식성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쇠고기를 이용해 육개장을 맵게 끓여 보신음식으로 즐겨 먹었다.
특히 서울식 육개장은 쇠고기를 푹 삶아 잘게 찢어 대파와 함께 장국을 끓여 내는데 비해 대구식 육개장은 고깃덩어리를 푹 삶아 고기의 결이 풀리도록 끓여 내는데,이것이 서울에 올라가선 육개장이라 하지 않고 대구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동국세시기''열왕세시기''경도잡지' 등 세시기에도 여름철 보신음식으로 오늘날 삼계탕과 같은 초계탕이나 육개장 팥죽 등이 개장국과 함께 등장하며 양반들은 임자수탕이나 깨국을 즐겨 먹으면서 피서를 즐겼다.
일반 백성들은 여름 보신음식으로 민물에서 잡아 올린 장어를 이용한 장어국이나 장어백숙을 많이 먹었는데 남도 일부 지방에서는 여름철 보신탕으로 장어와 함께 열무 우거지와 마늘,향신채인 방아잎을 뜸뿍 넣어 고춧가루를 넣고 얼큰하게 장어국을 끓여 먹었다.
그런데 이 장어는 우리나라에서만 먹는게 아니라 일본에서도 여름철 보신음식으로 장어요리를 먹고 독일에서는 아르스페라는 장어국을,영국 노동자들은 냉동한 장어젤리를,덴마크에서는 장어샌드위치를 즐긴다.
우리는 혹여 보신음식하면 남자들의 정력을 연상하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보신음식은 계절의 변화가 심한 기후와 풍토에서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식이다.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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