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장의 `황금률 배합공식'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11-24
- 439 회
- 0 건
`배운 며느리를 봤더니 “어머니,몇 ㎝로 썰까요” 묻더라'는 옛날 우스개가 있다.대강 썰면 되지 수치가 무슨 필요가 있냐는 것.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나물 하나를 무쳐도 소금 조금,참기름 조금 쓱쓱 쳐서 주물럭주물럭 만지는 것 같은 데도 맛은 기가 막히다.
우리 어머니들은 이처럼 눈대중,손대중으로 해도 음식이 맛있었다.하지만 수치화만 안했을 뿐이지 오랜 경험으로 어머니들 나름의 양념 비율 노하우가 있었던 것.
조리법을 확정해 그대로 따라하면 되는 서양요리와 달리 아직 한식요리에서는 음식맛이란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손맛'과 같은 비법을 터득하는 것이라는 관념이 강하다.
세종호텔 신미혜 한식조리부장은“한식도 요리 재료에 따라 그 음식을 가장 맛있게 해주는 `양념의 황금 비율'이 있다”고 말한다.신부장이 이 비율을 계량,수치화해 수학공식처럼 양념공식을 만들어 책으로 냈다.잇달아 출간한 `엄마도 모르는 양념 공식 요리법' `신미혜의 손맛공식 요리법' 이 그것.
주부들이 흔히 양념 비율에 큰 차이를 두지 않고 요리하는 육류조림과 생선조림.하지만 같은 육류라도 뼈있는 것과 없는 것은 양념 비율을 달리해야 한다는 게 신부장의 조언이다.생선도 비린내가 있는 종류와 없는 종류의 양념 배합이 틀리다.
`양념공식'에 따라 양념장을 미리 만들어 두면 요리할 때마다 따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고 매번 맛이 달라지는 난처함도 없다.각종 조림을 만들 때의 양념공식과 원리를 신씨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뼈있는 육류 - 간장:설탕:물=1:0.5~0.7:4
뼈는 양념이 배어들지 않고 부피만 차지하기 때문에 불고기의 경우처럼 양념을 넣게 되면 맛이 짜진다. 때문에 물을 간장의 4배로 한다.이렇게 하면 국물이 심심해져 나중에 졸아들면서 제맛을 찾을 수 있게 된다.이런 원리로 갈비찜 6백g을 조리할 때 간장 3큰술,설탕 2큰술,물 12큰술로 간장 양념장을 만들고 각종 양념을 넣어 요리하면 된다.(공식적용요리=소갈비찜,돼지갈비찜,닭찜)
▽ 뼈없는 육류 - 간장:설탕:물(육수)=1:0.5~0.7:3
조림,볶음 등 수분을 필요로 하는 요리는 물을 간장의 3배수로 넣어 오랜 시간 뚜껑을 열고 양념을 끼얹어 가며 은근히 조리한다.불고기의 경우 6백g을 양념한다고 할 때 간장 6큰술에 설탕 4술 정도가 좋다.물(청주,배즙,양파즙을 첨가할 경우는 물과 합해서)은 간장의 3배가 돼야 하니까 3×6,즉 18큰술을 넣어 양념하면 고루 양념이 밴다.쇠고기로 찜이나 장조림을 할 때 고기가 충분히 삶아진 후에 간장양념장을 넣어야 고기가 질겨지지 않는다.돼지고기조림을 할 때는 냄새 제거를 위해 된장물에 삶아낸 후 양념하면 좋다.닭볶음은 마늘을 볶다가 닭고기를 넣어 볶으면 마늘맛이 배어들어 닭의 누린내가 없어진다. (공식적용요리=불고기,쇠고기장조림,돼지고기장조림,닭볶음 등)
▽ 붉은살 생선 조림장 - 간장:설탕:물=1:0.1:3
붉은살 생선인 꽁치,정어리,고등어,연어 등은 양념간을 약하게 하면 비린내가 심해 먹기가 힘들다. 특히 양념의 단맛이 강하면 비린 맛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흰살생선 때보다 단맛 비율을 줄이거나 설탕을 아예 넣지 않고 양파 등의 천연양념으로 감칠맛을 내는 게 좋다.생선조림에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빛깔이 좋을 뿐만 아니라 비린내를 없애는 효과도 있다.레몬 또는 식초,생강 등을 넣는 것도 맛 뿐만 아니라 비린내 제거의 한 방법이다.(꽁치,정어리,고등어,연어,삼치 등의 조림)
▽ 흰살생선 조림장 - 간장:설탕:물=1:0.3~0.5:3
도미,가자미 등 흰살 생선은 생선 자체에 별로 비린내가 없으므로 엷게 간을 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간장과 설탕의 비율을 1:0.5로 하고 청주나 물을 넣어 조림국물을 만든다.국물의 양은 생선이 살짝 잠길 정도로,즉 간장의 3배 정도 육수나 물을 넣어 약불에서 국물을 끼얹어가며 조린
다.생선이 크거나 살이 많은 경우는 국물이 속까지 배어들도록 충분히 조린다.청주 등의 술을 넣으면 맛이 쫄깃해지고 조직이 덜 부서진다.(공식적용요리=도미,가자미,대구,광어,민어 등의 조림)
- 국민일보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