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해과자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11-24
- 419 회
- 0 건
짭짤하고 자극적 양념맛 대만식 재첩볶음. 일본 만화‘맛의 달인’에는 중국 음식 이야기도 가끔 나온다. 39권에 등장하는 것이 대만식 재첩(국내 출판 만화에는 바지락이라고 되어있다) 볶음 폭해과자(爆海瓜子)다. 재첩은 은어와 마찬가지로 맑은 물에서만 사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맑은 하천인 섬진강이나 남대천 같은 곳에만 있다. 심심한 재첩국을 먹을 때마다 나는 대만 처가집에서 먹어본 폭해과자가 생각난다. 만드는 법이 간단할 뿐더러, 짭짤하고 자극적인 양념 때문에 우리 나라 중국 식당에서도 이런 것좀 개발하지, 아쉬움이 솟는다.
센 불에 기름을 뜨겁게 달궈 고기나 생선 같은 재료를 잽싸게 넣어 볶는 조리법이‘폭’(爆)이다. 중국인들이 군것질로 많이 먹는 수박씨를 과자(외씨)라고 하는데, 재첩조개가 꼭 과자처럼 생겼다고 해서‘해과자’라고 부른다. 재첩과 뜨거운 불, 기름, 그리고 감칠 맛 나는 간장이 폭해과자의 핵심이다.
속이 깊은 중국식 후라이팬(웍이라고 부른다)에 기름을 넣고 끓이다가 마늘과 고추를 먼저 볶는다. 여기 술(청주)을 한 번 둘러준 뒤 간장을 붓고 재첩을 넣어서 재빨리 볶는다. 뜨거운 불에 놀란 재첩이 입을 벌릴 때 조미료와 허브, 마늘을 넣는다. 재첩 한 근에 고추 두어개, 다진 마늘 한 숫갈 정도면 입맛에 딱 맞다. 바지락이나 모시조개 같은 조개도 이렇게 요리해 먹으면 맛있다.
- 조선일보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