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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겨울밤이다. 건강에 문제가 없는데도 밤잠을 설치는 이들에게는 고통스런 밤이다. 불면증을 동의보감에서는 ‘열은 없는데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또렷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은 한마디로 몸이 허약한 데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허약체질이나 만성질환자들이 불면증에 시달리기 쉽다. 이럴때 무턱대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보다는 우선적으로 음식의 도움을 받아 허약한 몸의 기운을 회복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먼저 잠을 잘 들게 하는 음식으로는 상추가 으뜸이다. 따라서 수험생을 둔 가정에서는 상추를 금기식품으로 여길 정도다. 상추를 밭에서 수확하면 밑 부분에 뿌연 즙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진통과 마취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추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식욕을 돋우는 데도 그만이다. 숙취를 풀 때도 상추로 생즙을 내어 마시면 머리가 한결 개운해짐을 느낄 수 있다.

속에 화(火)가 많아 밤잠을 설치는 사람에게는 녹두와 죽순, 산조인 등을 넣은 닭죽이 효과적이다. 특히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울렁거리는 등의 흥분상태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그런가 하면 겨울철에는 혈압이 치솟는 경향이 있어 뇌 자체가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양파가 효과적이다. 양파는 혈압을 안정시키며 피를 맑게 해 동맥경화나 고혈압 환자에게 유익하다.

양파 특유의 매운 성분이 호흡기로 들어가면서 신경이 안정되고 숙면을 불러 일으키는 작용도 한다. 단지 동그란 모양으로 썰어 머리맡에 두는 것만으로도 불면증이 해소될 정도로 양파는 신통력을 발휘한다.

중국의 서태후가 불면증에 시달릴 때마다 애용했다고 해 유명해진 호두죽 또한 숙면을 돕는 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다. 호두죽에 대추를 넣으면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추는 쉽게 노여움을 타며 손발이 싸늘해지고 잠을 설치는 증상을 다스리는 데 좋다.

대파 또한 특유의 향이 신경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는 파를 구워서 한두잔의 술과 곁들이면 잠들기가 한층 수월할 것이다.

그밖에 불면증 해소에 좋은 음식을 꼽으라면 우유를 들 수 있다. 우유에는 아미노산이 합성하는 ‘세로토닌’이란 물질에 뇌를 진정시키는 작용이 있어 자기 전에 우유 한잔을 따끈하게 데워 마시면 곤히 잠들 수 있다.

- 문화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