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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노산이 풍부한 '숭어'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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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와 숭어는 태생이 서로 다른 어류과에 속한다. 송어는 민물에서 나는 생선인데 반해 숭어는 바다에서 난다. 한때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trout)'가 '숭어(mullet)'로 번역될 정도로 우리에게는 그만큼 숭어가 보다 친숙하다.


숭어는 예로부터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영산강 하류의 몽탄 주변에서 잡히는 숭어는 살과 알의 맛이 각별하여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올렸을 정도이다. 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이 산란을 코 앞에 둔 숭어의 맛이 절정에 이를 때다.


숭어는 날치에 버금갈 만큼 높이 뛰어오르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1m 높이나 뛰어 올랐다가 8자모양을 그리며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옛말도 여기서 연유했을 것이다. 숭어는 약재로도 귀하게 쓰였다. 동의보감에서도 '숭어는 위를 편하게 하고 오장을 다스리며, 오래 먹으면 몸에 살이 붙고 튼튼해진다. 진흙을 먹고 자라 백약(百藥)에 어울린다'고 기록돼 있다. 실제로 숭어에는 타우린, 글리신, 히스티딘 등 아미노산이 풍부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숭어는 명태처럼 고기 뿐 아니라 내장이나 알도 훌륭한 먹거리가 되고 있다. 남해 일대에서는 숭어 내장 중 모래주머니에 해당하는 '밤'으로 젓갈을 담가 먹기도 한다. 해남에서는 숭어알을 말린 '어란'이 유명하다. 숭어 맛은 철따라 다른 편인데, 봄, 겨울 숭어는 달고 여름숭어는 심심하며, 가을숭어는 기름져서 고소하다고 한다.


여름 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듯 여름에 잡은 숭어는 육질에 수분이 많고, 진흙내가 심해 먹기에 그다지 좋지 않다. 단 이는 참숭어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가숭어(개숭어)는 참숭어와 정반대인 여름철에 가장 맛이 좋다.


숭어의 탁월한 맛에 비하면 요리법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경기도의 김포, 강화에서는 봄에 부화해서 가을에 몸 길이가 10㎝쯤 되는 숭어를 소금만 넣고 구워 잘 익은 김치에 싸서 먹는 별미를 즐긴다. 옛날에는 숭어를 말려서 식초를 발라 구워 먹거나 봄나물과 함께 끓이는 숭어국이 일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주로 싱싱한 회나 얼큰하게 매운탕을 끓여먹는 것을 선호한다. 탕을 끓일 때는 다른 생선처럼 머리 부분을 넣고 끓여선 안 된다. 어두일미(魚頭一味)는 숭어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머리를 넣고 끓이면 흙내가 심하게 나 맛을 망칠 수 있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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