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 예방에 '장어'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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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생선 반찬을 즐겨먹던 사람도 여름철에는 각종 세균으로 인해 탈이 날까봐 두려워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생선도 생선 나름이라고, 장어 만큼은 물 만난 고기 격으로 식도락가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밥상 위를 더욱 누빈다. 특히 숯불에서 모락모락 피워나는 연기와 더불어 자글거리는 장어를 땀 흘리며 먹는 그 맛이야말로 장어요리의 압권일 것이다.
장어는 날 것을 좋아하기로 유명한 일본인들도 일찍이 고서인 만엽집(萬葉集)을 통해 그 효능을 극찬할 정도로 뛰어나다. 그런데 이런 배경에는 장어의 역동적인 일생 자체가 기여하는 듯하다.
즉 민물에서 성장한 장어는 산란기가 되면 아무 것도 먹지않은 채 산골짜기 계곡에서 깊은 바다까지 단숨에 헤엄쳐 간다는 데, 이런 역동성 때문에도 장어를 일러 스태미나식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는지.
실제로 장어의 효능은 발군이다. 특히 비타민 A의 보고라 할 만하다. 예컨대 무게가 80g가량 되는 장어는 동급 쇠고기에 비해 거의 200배가 넘는 비타민 A를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비타민 A는 성장과 생식, 저항력, 시력, 피부 등 두루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필수 영양소. 그런데 개중에는 장어의 점액을 동물성 지방으로 여겨 성인병을 일으키는 식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나 쇠고기의 포화지방과는 달리, 불포화 지방이라서 오히려 혈관이 노화되는 것을 예방하며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는 것을 막아 궁극적으로는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또 장어는 철 성분이 풍부하여 빈혈과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도 한다. 그밖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B1, B2도 많이 들어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정력을 증강시키는 뮤신과 콘드로이친 성분이 풍부하고 칼슘과 마그네슘, 인, 철, 칼륨, 나트륨 등도 골고루 포함되어 허약 체질을 개선하고, 병후 회복에도 널리 쓰인다.
그래서 예부터 동의보감과 방약합편에서도 민물장어를 폐결핵이나 요통, 신경통, 폐렴, 관절염, 성기능 회복을 위한 민간요법으로 권장해 왔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일부 선진국에서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당뇨, 비만을 막는 약식(藥食)으로 장어 통조림을 시판하기도 한다.
독일 역시 ‘아르수페’라는 장어국이 별미로 정평이 나 있고, 덴마크는 ‘장어찜 샌드위치’, 영국은 ‘장어 젤리’가 유명하다. 우리도 장어찜을 비롯해 장어구이, 장어튀김, 장어덮밥, 장어탕 등 다채로운 요리법으로 장어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주의할 사항은 장어를 먹은 뒤에 후식으로 복숭아를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장어와 복숭아는 서로 상극으로서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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