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 피로 회복에 특효인 '전복'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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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류(貝類)의 황제’로 손꼽히는 전복은 고급 요리 재료 중에서도 일급에 속한다. 맛과 효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전복은 대개 죽으로서 효용가치가 높다. 소화력이 떨어지고 기력이 쇠한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보약이다. 그러나 미식가들에게는 역시 회로 먹는 것이 특미이다. 특히 씹었을 때 느끼는 오돌오돌한 탄력과 더불어 달콤한 기운이 입 안을 휘감아도는 그 맛이 매력이다.
전복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귀빈 대접을 받아왔다. 한의학 서적인 명의별록이나 귀합총서 등에서는 ‘몸을 가볍게 하고 눈을 밝게 하는 전복의 효능’을 명기하고 있다. 옛 고급 요리책인 진연의궤 등에서도 다채로운 전복요리가 선보인 바 있다.
요즘에는 전복 안에 함유된 ‘아르기닌’이라는 성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그 양이 다른 식품에 비해 월등하다.
아르기닌은 무엇보다 정력을 강화하는 데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일찍이 천연 자양 강장제로 인식되어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위해 애용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패류는 피로한 신경을 회복시키는 작용이 뛰어나다. 그중에서도 전복은 눈이 침침하고 뻑뻑한 시신경 피로 증세를 가라앉히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전복의 껍질은 한방에서도 석결명(石決明)이라 하여 결막염과 백내장 등에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또 목이 타거나 가슴이 저며오는 증상을 해소하고 간장 기능을 강화하며, 요오드 함량이 높아 고혈압 치료에 응용되기도 한다.
전복의 쓰임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배설물조차 영양가치가 뛰어나 당뇨병과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내장은 단골 손님에게만 주는 별미로 인식되어 있다. 내장을 먹을 때는 초장에 찍어 미역이나 상추 등에 싸서 먹으면 그만이다.
또 전복 내장을 재료로 만든 ‘게우젓’역시 고급식품으로 식도락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게우를 먹지 않으면 전복을 먹지 않은 것과 진배없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보통 전복을 먹을 때는 전복죽을 비롯해 전복회, 게우젓, 전복조림, 찜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풍미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
그중 전복죽을 만들려면 일단 전복을 내장과 살로 분리한 다음 전복 살을 곱게 채친다. 그리고 30분 정도 불린 쌀과 전복 살에 참기름을 둘러 노르스름해질 때까지 볶는다.
여기에 곱게 간 내장과 물을 가미하여 은근한 불로 15~20분 끓여 그릇에 담아낸 뒤 소금과 잣, 참깨를 뿌리면 더위에 지친 미각을 회복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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