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방광결석에 '조기'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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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은 봄철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이다. 이 절기에는 봄비가 촉촉이 내려 백곡이 윤택해진다는 의미가 있다. 이맘 때면 황해에서는 남해의 어선들까지 출어해 조기잡이가 한창이다. 흑산도 근해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는 곡우를 전후해 북상하게 되는데, 이때 잡은 조기는 그 맛이 절정에 달해 '곡우살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곡우가 지나면 조기의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산란이 끝난 뒤라 살집이 빈약하고 맛도 떨어진다. 곡우살이는 몸집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살이 연하고 담백해 왕의 수라상에 빠지지 않고 진상되었다.
동의보감과 방약합편 등 옛 문헌에 따르면 조기는 그 성질이 어느 한 곳에 치우침 없이 평이하여 널리 쓰인다. 또한 단맛이 나고 독도 전혀 없다. 조기는 위장에도 유익하며 뱃속에 탈이 생겨 배가 답답하고 팽팽하게 부어오르는 병인 복창이나 심한 설사병을 다스리는 데도 효능이 뛰어나다.
한방에서는 오래된 임질이나 신장, 방광에 결석이 생겼을 때 조기의 머리뼈를 태워 재를 만들어 처방하곤 한다. 또 노약자나 병약자가 조기 국물을 마시면 금세 기운을 되찾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조기에는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조기(助氣)라는 이름도 이런 배경에서 붙었다고 한다.
조기는 지방질이 적은 대표적인 흰살생선이다. 말려서 굴비로 가공하면 장기간 먹을 수 있으며 맛 또한 일품이다. 특히 음력 3월에 잡힌 조기로 만든 굴비를 '앵월굴비'라 하는데, 이는 벚꽃이 만개한 시기에 잡힌 '조기'라는 뜻이다.
하지만 국산 굴비는 가격이 예나 지금이나 매우 비싸서 서민들에게는 옛날 자린고비의 이야기처럼 언감생심일 따름이다. 한편 참조기를 구별하는 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국내산 굴비는 입이 붉은 색을 띠고 눈과 등 주변이 노란 황금빛을 띠는 반면, 수입산은 입이 회색이며 눈과 등 주위가 붉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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