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질환에 '익모초'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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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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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익모초(益母草)를 기억할 것이다. 여름이면 집 주변이나 길가에 입술모양의 연한 홍자색 꽃이 만개해 있던 익모초는 병원, 약국 등의 출입이 쉽지 않던 그 시절 서민들의 약재로 애용됐다. 익모초는 여성이 복용하면 태기가 생긴다는 말에서 유래됐다. 익모초는 실제로 열을 식히는 성질이 강하다.
따라서 자궁에 피가 정체될 때 생기는 후터분한 열을 풀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는 익모초에 있는 '레오누린'이란 성분 때문이다. 생리가 고르지 않거나 월경시 몸이 붓고 복통이 심할 때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
익모초는 지금도 한방에서 산후에 어혈이 풀리지 않거나 자궁출혈, 대하 등 대부분의 부인과 질환에 널리 처방할 정도로 여성과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이다. 약에 대한 조예가 깊거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익모초를 뜯어 '익모초 조청'이나 환(丸)을 지어 먹기도 했으나 대부분 돌로 짓찧어 즙을 짜서 생으로 마셨다.
특히 익모초는 생즙으로 마시면 더위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일사량이 많아 갑자기 토하고 열이 나는 증상이 있을 때 익모초 생즙을 먹으면 증세가 금방 가라앉는다. 따라서 여름내내 땡볕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익모초 생즙을 마셔두면 무더위로 인한 질병을 예방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익모초는 맛이 무척 써서 웬만한 인내심을 갖지 않으면 꾸준히 복용하기가 힘들다.
또 평소 얼굴이 핼쑥하고 혈색이 창백한 사람에게는 익모초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이는 몸이 찬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는 익모초의 속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익모초는 몸에 살이 많은 사람에게 잘 맞는다.
보통 익모초는 초여름에 채취한 것을 으뜸으로 친다. 이 시기에 채취한 익모초를 말려두거나 끓여서 익모초 조청을 만들어 꾸준히 복용하면 좋다고 한다. 익모초 조청은 말 그대로 물엿처럼 끈적이는 물질을 말한다. 익모초 조청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익모초 600∼1200g을 물과 함께 넣고 푹 우러날 때까지 팔팔 끓인 다음 익모초를 건져내고 우려낸 물을 계속 끓이면 그 물이 졸아서 조청이 된다.
이것을 하루 3번씩 공복에 복용하면 된다. 익모초를 알약, 즉 환으로 만들어 먹을 때에는 익모초 조청에 익모초 가루를 넣어 반죽하거나 꿀을 가미해 동글동글하게 알약으로 만들면 된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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