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안정에 효과 '금(金)'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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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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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의 건강장수음료중에 '금술'이란 것이 있다. 고려시대 귀족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던 금술은 요즘에도 소주나 정종에 금가루를 뿌려 마시는 방법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식약청이 술과 과자류에 천연 첨가물로 금을 허용함에 따라 금박을 술에 띄운 금술이 대량생산되어 누구나 쉽게 먹을수 있게 됐다. 금술은 그 효능은 차치하더라도 어떤 '특별함'을 가져다 준다. 섭생의 한 방법으로 금이 주는 효능은 무엇일까.
금은 예부터 동경의 대상이었으며 귀한 약재로 인식되었다. 한방에서는 금과 같은 광물성 약재는 무겁고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 정신이 흩어지는 증상을 막는 효능이 있다고 본다. 이를 증명하듯 동의보감에서는 간질이나 아이들의 경기(驚氣)에 금을 처방한다. 우황청심환에 금박을 얇게 입혀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더불어 금은 해독작용과 피부 정화작용, 관절염과 신경통에도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관점은 서양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세의 의사들은 금가루를 탄 물약을 노화방지제로 썼으며, 금을 섞은 술은 손발 통증(관절염)에 효험이 있다고 믿었다.
실제 현대의학에서도 금은 전문의약품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금화합물은 류머티즘 관절염의 심한 고통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최후의 방편으로 쓰일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금을 류머티즘 관절염의 치료제로 사용할 때는 금가루를 직접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금 합성물로 변형시켜 주사제로 투여한다. 그냥 금은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금속의 일종인 금이 인체에 해로울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금은 수은이나 납 등의 중금속과는 달리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배출이 잘 돼 치명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절대로 과용해서 좋을 것은 없다. 특히 임신부나 알레르기환자,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삼가야 한다. 몸 속에 금이 많이 유입되면 임신부 기형이나 피부염, 구순염, 신장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술에 들어있는 금가루 정도는 미량이므로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다. 아무쪼록 금의 효능을 떠나 빛깔좋은 금술을 즐긴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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