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궤양 치료에 '감자'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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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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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가 비빔밥으로 유명하듯 강원도 하면 감자가 떠오른다. 6월 21일은 일년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다. 감자중에서도 영양과 맛이 정평 나 있는 '하지 감자' 또한 강원도 해발 600m이상 고랭지에서 재배한 것이다. 기후에 따라 사철 재배가 가능한 감자를 강원도에서는 주로 4월에 파종해 하지 무렵에 수확하므로 이때의 맛이 절정을 이룬다. 고랭지 특성상 일교차가 크고 기온이 서늘해 병충해 피해가 적고, 생육기간이 120일이나 되어 그만큼 내실있게 자란다는 것이 하지감자의 특징으로 꼽힌다.
콩만큼 영양이 풍부하다고 해 토두(土斗)라고 불리는 감자의 원산지는 남미 안데스산맥이다. 감자는 스페인 사람들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됨으로써 지금은 독일·이탈리아·러시아 등 유럽인들을 먹여 살리는 일등공신으로 자리잡았다.
기실 감자만큼 영양분이 풍부한 식품도 드물 것이다. 대표적인 탄수화물 식품이지만 단백질의 기본이 되는 필수아미노산도 골고루 갖추고 있다. 미네랄이 풍부한데다 알칼리성 식품이기 때문에 산성식품인 육류, 생선 등과 함께 먹으면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우유, 치즈 등 유제품과 곁들이면 서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어 이상적이다.
감자에는 비타민C가 사과의 2배 정도로 풍부하다. 하루에 감자 두개만 먹으면 하루 비타민C의 섭취량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해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는 '북유럽의 오렌지'라고까지 극찬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채소와 과일의 비타민 C가 쉽게 산화되는 반면 감자의 비타민은 전분으로 둘러싸여 열을 가해도 잘 파괴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체내로 흡수된 비타민은 면역력을 상승시키고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해 동맥 경화나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감자를 위궤양 치료에 흔히 사용한다. 혈액을 맑게 하고 기운을 북돋우며 소화기관을 튼튼히 한다고 알려져 요즘도 농촌에서는 농약이나 쥐약 등 약물에 중독되었을 때 응급처치로 감자즙을 먹인다. 또 감자는 찬 성질을 가진 식품으로 화상에 바르면 효과적이다. 생감자를 즙을 내어 덴 부위에 바르고 붕대로 감아 공기를 차단시키면 화상부위가 금세 가라앉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름철 햇빛에 그을린 뒤 여성들이 감자팩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감자는 열량이 낮고 천천히 소화되는 데다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제격이다. 식물성 섬유가 많아 변비까지 예방한다. 한편 감자를 먹을 때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려면 껍질을 벗기지 않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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