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해에 '고추'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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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작은 체구에 다부진 사람을 가리켜 ‘작은 고추가 맵다’고 표현한다. 또 우리 나라 선수들이 열악한 운동 환경에도 불구하고 각종 세계대회에서 기량을 발휘하는 이유로, 일본인들은 고추를 즐겨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꼽고 있다. 그만큼 우리 나라 사람이 매운맛을 즐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경기가 불황일 때는 매콤한 음식들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이는 한의학적으로 볼 때 일리가 있는 말이다. 매운맛은 기운을 발산하는 성향이 있어 마음 속에 고여 있는 우울함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추의 매운맛은 바로 ‘캡사이신(capsaicin)’이란 성분 때문이다. 고추 중에서도 가장 맵기로 소문난 청양고추의 경우 캡사이신 성분이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고추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인간을 제외한 포유동물은 캡사이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캡사이신이 신경의 단위인 뉴런(neuron)을 자극해 심한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고추는 성질이 뜨겁고 맵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서 소화 장애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식품이다. 매운맛이 소화를 촉진시키고 침샘과 위샘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고추의 주성분은 캡사이신 외에도 비타민 A, C가 많이 들어 있다. 요즘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에 계속 노출되면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운데 비타민 A는 이에 대한 저항력을 증진시킨다. 고추에 포함된 비타민 C는 사과의 20배, 귤의 2~3배로 풍부하다.
게다가 캡사이신이 비타민이 산화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조리를 해도 영양소 파괴가 적다. 하지만 공기 중에 오래 방치하면 캡사이신 성분이 서서히 증발해 비타민의 효능이 떨어진다.
고추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권장된다. 이 또한 캡사이신 덕분이다. 지방세포에는 지방을 축적하는 흰색 지방세포와 지방을 태워서 열을 발생시키는 갈색 지방세포 두 종류가 있다. 캡사이신은 바로 갈색 지방세포에 작용하여 몸속 지방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그 밖에도 엔도르핀(endorphin) 분비를 증가시키고 폐 표면에 붙은 니코틴을 제거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매운 성분의 고추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피부에 반점이 생기고 위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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