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암예방에 '포도'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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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육사의 시 '청포도'가 주는 감응처럼 포도는 아련한 옛 추억을 상기시키는 대표적인 여름 과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당나라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나 실제 기록으로 남은 것은 조선시대부터이다. 포도는 임금에게 바치는 주요 진상품중 하나로 귀한 과일에 속했다.
포도는 효능으로도 그 어느 과일에 뒤지지 않는다. 포도만 먹고 단식을 하여 질병을 고쳤다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듯 포도는 천혜의 건강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포도의 주성분인 포도당과 과당은 체내서 쉽게 소화·흡수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허기질 때 포도 송이 하나를 먹고나면 금방 속이 든든해 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포도에는 각종 비타민과 단백질·탄수화물·철·나트륨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이중 철 성분은 적혈구를 증가시켜 조혈작용을 돕는다.
포도에 풍부한 유기산은 체내 독소를 분해하고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더위에 지쳐 심신이 피곤하거나 갈증이 날 때 포도를 먹으면 이런 효과가 더욱 빠르게 나타난다. 꾸준히 먹으면 소변의 상태가 호전되고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떨어뜨리는 데도 도움된다. 또한 포도의 성질 자체가 시원하므로 뜨겁거나 매운 음식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태양인에게 적합한 식품이다.
최근에는 포도가 심장병과 암질환까지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더욱 주목을 끈다. 미국 심장학회 발표에 따르면, 포도 주스에 함유된 식물성 색소인 ‘플라보노이드’가 혈전 생성을 억제하여 심장병과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플라보노이드는 녹차를 비롯해 일부 과일이나 야채에도 들어 있는 성분이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포도 주스와 포도주에 함유된 것만이 심장병 예방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한편 식물은 외부의 독성에 대해 스스로 항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특질이 있는데, 포도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항독성 물질을 갖고 있다. 이 물질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암세포로 변한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등 암으로 발전하는 주요 단계에서 포도가 항암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세포배양 및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
하지만 포도를 먹을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농약이 묻어있는 것을 우려하여 너무 빡빡 씻게 되면 포도 특유의 효능이 떨어지게 된다. 포도껍질에 묻어있는 하얀 분말의 경우 농약이 아니라 천연 당분이기 때문에 세제로 씻으면 맛뿐만 아니라 향기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큰 그릇에 소금을 풀고 살짝 씻어내는 것이 포도 고유의 풍미를 제대로 즐기는 비결이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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