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소, 해독에 '더덕'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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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정에서 손님 접대를 할 때는 갈비찜이나 생선회 등 육류나 생선을 주 요리로 상차림을 한다. 하지만 당당하게도 상 한가운데를 차지하며 돋보이는 채소 반찬이 있다. 바로 더덕구이다. 달착지근하며 매콤한 양념장과 더덕의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더덕은 뭐니뭐니 해도 향기가 독특하다. 요즘 숲 속을 거닐다 보면 그 특유의 향만으로도 더덕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더덕이 인삼처럼 약효가 뛰어나다고 하여 ‘사삼(沙蔘)’이라고 부른다. 더덕의 단면을 자르면 하얀 진액이 배어 나오는데, 여기엔 인삼의 약성분인 사포닌이 들어 있다.
사포닌은 쓴 맛을 나게 하며 각종 효능을 발휘한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암이나 성인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더덕은 해소, 해열, 해독, 변비 등에도 두루 쓰여 약용을 겸한 건강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더덕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폐기운을 돋우어 예부터 기관지염, 해소병의 약재로 널리 쓰였다. 또한 고름을 빨아내고 가래를 없애주는 효과로 호흡기 계통의 질환에도 다양하게 응용된다.
그런가 하면 위장기능을 개선하고, 뱀이나 벌레에 물렸을 때 더덕의 생뿌리를 짓찧어서 환부에 붙이거나 달인 물로 닦아내면 신기하게도 증상이 금방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다. 더덕이 부종을 완화하고,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인삼과 악효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인삼과는 달리 성질이 차서 열성의 사람에게도 잘 맞는다. 고의학서에서 더덕은 정력을 강화시키는 음식으로 권장된다. 그러나 어떤 영약이든 효능을 발휘하려면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더덕을 장기 복용하다 보면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환절기 감기로 열이 나고 갈증이 심할 때도 섭취하면 좋다.
하지만 더덕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당치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어 당뇨환자들은 과식하지 않도록 한다. 또 몸이 찬 사람은 소화장애가 생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더덕 특유의 향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억지로 먹지 않는 것이 이롭다.
무릇 더덕은 오래 되고, 자연산일수록 향이 강하며 약효도 뛰어나다. 인공적으로 재배한 더덕은 이런 면에서 다소 처진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단백질과 지방함량이 높고, 담백한 맛을 내므로 입맛을 돋우는 요리로는 재배한 더덕이 더 낫다고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덕은 양념장을 발라 맛깔스럽게 구워 내는 구이를 비롯 양념을 넣고 무치는 더덕나물, 더덕누름적, 더덕술 등 다채로운 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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