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예방에 '사찰음식'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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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제가 시작됐다. 경건해야만 하는 사찰도 축제분위기로 부산하다.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31개 사찰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사찰문화프로그램 ‘템플스테이’가 막을 열었기 때문.
예불, 참선, 다도, 발우공양 등 스님의 수행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이다. 특히 사찰음식은 청정한 재료와 담백한 맛을 무기로 외국인 관광객 뿐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에게도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보통 사찰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인 채소와 산나물, 콩 등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중 도라지에는 당분과 섬유질, 칼슘 등이 많아 편도선, 인후통, 천식, 폐결핵 등에 효과적이다. 또 토란은 소화가 잘 되어 변비와 치통에 효험이 있으며 비만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그밖에 씀바귀는 이눌린, 팔미틴, 세로친 등 특수성분이 들어있어 강장, 이뇨, 해열, 천식, 거담, 변비 등에 두루 약성을 발휘한다.
취나물은 칼륨 함량이 높은 알칼리성 산채로서 나트륨(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해 체내 염분 농도를 조절하므로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에 유효하다.
죽순은 단백질이 풍부하여 콩과 함께 육식 대용으로 널리 쓰인다. 이는 각종 성인병과 아울러 다이어트 및 두뇌활동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두릅 역시 이에 못지 않아 단백질과 비타민C가 풍부하다. 예부터 신장질환이나 위궤양, 급·만성간염, 신경통 등을 치료하는 민간요법으로 널리 쓰였다.
그런가 하면 녹즙의 재료로 더 잘 알려진 돌미나리는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음식으로 간염과 간암, 고혈압 등에 특효가 있다.
개중엔 사찰음식이 ‘종교적 음식’이란 선입견 때문에 조리법이 까다로울 것처럼 생각하지만, 우리네 전통음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찰음식 조리법에 따른 밥, 국, 김치, 나물무침, 튀김 등은 각 가정에서도 손쉽게 해 먹을 수 있다.
종류 또한 다양한 편이다. 밥만 해도 찰밥, 산나물비빔밥, 콩나물밥, 야채밥, 버섯덮밥, 오곡밥, 연잎밥 등 다채롭기 그지 없다. 또 탕을 빼놓을 수 없다.
미역국, 감자깨국, 두부전골국, 양송이국, 늙은 호박국 등에 들깨가루를 얹으면 향내와 고소함이 그윽하다.
파, 마늘 등 자극적인 향신료를 쓰지 않는 사찰 김치는 담백하고, 지방마다 특색이 뚜렷하다. 경기와 충청권내 사찰에서는 잣을 주로 이용하는 백김치, 보쌈김치, 고수김치가 유명하다.
전라도에선 들깨죽을 많이 이용한 고들빼기 김치, 갓김치, 죽순김치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순천 조계산에 위치한 송광사에서는 죽순으로 만든 음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중 죽순 장아찌는 별미로 소문난 음식. 죽순을 삶아 껍질을 벗긴 뒤 끓여서 식힌 간장에 넣는다. 1주일쯤 지나 다시 한번 간장을 끓여 붓고 한달이 지나면 맛깔스런 장아찌가 된다.
먹을 때는 죽순 장아찌를 채쳐 썰고,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무치면 한결 감칠맛이 난다. 또한 경상도에서는 늙은 호박죽과 보리밥을 주로 이용한 콩잎 김치나 우엉김치, 깻잎김치 등을 많이 해 먹는다.
사찰요리에서 튀김은 육식에서 채우지 못한 기름기를 보충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래서 큰 행사마다 잡채와 더불어 버섯튀김, 감자튀김, 호박튀김, 연근튀김, 다시마부각, 아카시아꽃 부각 등을 상에 올려 분위기를 돋우곤 했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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