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에너지원 '설탕과 당분'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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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기자로 활약하다 얼마전 타계한 윌리엄 더프티씨는 평소 “건강하려면 설탕을 먹지 말라”고 단언했다. 그는 ‘슈거 블루스’란 저서를 통해 달콤한 설탕을 많이 먹을수록 인생이 우울해진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15년 동안을 그는 설탕중독자처럼 분유와 설탕을 넣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해 설탕을 듬뿍 친 빵과 케이크, 초콜릿, 콜라에 둘러싸여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는 동안 당뇨와 관상동맥질환 등 늘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설탕에 대한 이런 극단적인 배격과는 달리 학계의 반응은 의외로 호의적이다. 무엇보다 설탕으로 대표되는 당분은 인체의 성장 및 활동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 3대 영양소의 하나인 탄수화물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연간 1인당 설탕 섭취량이 한국인 보다 2배정도 높은 미국인을 대상으로 1976년부터 10년간 ‘설탕의 인체 영향’에 대한 연구에 착수하였다.
이 연구를 지휘한 FDA의 수석 연구관인 알란 포베스 박사는 최종 결론으로 “설탕은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과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물론 여기에는 ‘적절한 양’의 섭취란 전제조건이 붙는다.
궁극적으로 설탕과 같은 당분이 인체에 필요한 이유는 뇌활동에 소모되는 유일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당분은 체내 세포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센서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인체에 필요한 당 에너지를 정제된 설탕이 아니라 밥 등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하기 때문에 굳이 설탕을 먹지 않아도 곡류 당분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또한 당분은 흡수력이 빨라 응급치료제 구실을 한다. 기력이 없을 때 포도당 주사를 맞거나 등산, 마라톤을 하다 저혈당에 빠진 사람이 사탕, 초콜릿 등을 먹는 이유는, 이를 섭취한 뒤 몇 분 안에 혈당으로 전환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한편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몸에 좋다는 설이 있는데, 의학적인 근거는 찾아 볼 수 없는 말이다. 흑설탕이나 황백당은 상대적으로 흰 설탕보다 정제가 덜 된 것이라서 ‘불순물’, 즉 원당 고유의 성분 중 미네랄이나 기타 미량 성분이 일부 남아 있을 수도 있지만, 건강에 크게 유익하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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