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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폐물 해독에 '녹두'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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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햇녹두가 나올 때이다. 예부터 녹두는 서민들의 건강을 위해 요긴하게 쓰여 온 귀중한 작물이다. 식료본초(食療本草)를 지은 당나라 맹선(孟詵)은 ‘녹두는 원기를 솟게 하고, 오장을 조화시켜 주며, 정신을 안정시킨다’며 그 효능을 일찍이 찬탄하였다.

실제 한방에서는 녹두가 몸에 쌓인 노폐물을 해독하고 열을 내리며,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영양학적으로는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소화를 돕고, 해독된 유해 배설물을 소변을 통해 급속히 배설시켜 몸을 정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녹두의 찬 성질은 홧병으로 인한 식욕 저하와 소화 부진, 두통,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완화시킨다. 민간요법에서는 당뇨와 고혈압이 있을 때 녹두 삶은 물을 먹이기도 하며, 입술이 헐었을 때도 처방된다.

녹두에다 쌀을 넣고 끓인 녹두죽은 환자나 병을 앓은 후 기력이 약해진 사람들의 원기를 솟게 하는 음식으로 으뜸이다. 입안이 깔깔하고 쓴맛이 느껴지면서 식욕이 없을 때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도 톡톡히 한 몫한다.

녹두는 조리법도 다양해 구미대로 먹을 수 있다. 그 중 녹두를 갈아 돼지고기와 나물을 넣고 번철에 지져낸 빈대떡은 서민의 음식이면서도 맛과 영양 모두 우수하다.

또 구수한 맛을 내는 녹두죽을 비롯해 어두운 곳에서 싹을 틔워 나물요리를 만드는 숙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녹두 녹말을 굳혀서 만든 청포묵의 청아한 빛깔과 깔끔한 맛은 식욕을 동하게 만들고도 남는다.

녹두는 식용적 가치 외에도 그 자체만으로도 치료제 역할을 해왔다. 머리가 아프고 목이 뻣뻣한 경우에 녹두로 속을 채운 베개를 베고 자면 두통이 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녹두 베개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인기만점이다.

그런가 하면 규방 여인네들의 백옥 같은 피부관리를 위해 애용되기도 했다. 녹두를 갈아 물에 개어 바르면 지난 여름철 땡볕에 그을리고 거칠어진 피부를 회복시켜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중에 제품화돼 있는 녹두가루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좀더 정성을 들이고 싶다면 요즘 나오는 풋풋한 햇녹두를 가지고 가정에서 녹두가루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방법은 녹두를 물에 불린 후 갈아서 곱게 내린 앙금을 걷어내 바짝 말리면 된다. 특히 녹두가루는 열을 가라앉히는데 효과적이어서 잔뜩 성이 난 여드름이나 몸의 열기로 인해 솟은 종기를 진정시키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이때 녹두 삶은 물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그 밖에 탈이 나서 설사가 심한 경우에 녹두를 갈아 마시면 지사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처럼 녹두를 약으로 사용하고자 할 때는 절대 껍질을 벗겨선 안된다. 약성이 달아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녹두를 음용하거나 활용할 경우 체질상 몸이 찬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녹두의 찬 성질이 몸을 더욱 차게 만들 수 있기 때문으로 해열과 고혈압, 숙취에는 좋지만 혈압이 낮거나 냉증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한약을 먹는 경우에는 강한 해독 작용 때문에 약의 효능까지 없어지게 되므로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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