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만점 횟감 '광어'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10-09
- 423 회
- 0 건
생선회를 일본음식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17세기 초 숙종 때 홍만선의 ‘산림경제(山林經濟)’를 보면 ‘생선의 껍질을 벗기고 살을 얇게 썰어 얇은 천으로 물기를 닦아낸 다음 생강이나 파를 회 접시에 올려 곁들여 먹고 양념으로 겨자를 쓴다.
여름이면 얼음 위에 올려놓고 먹는다’는 기록이 있다. 이렇듯 회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음식이다.
요즘이야 여름에도 쉽게 회를 접할 수 있지만, 그래도 회를 먹기에는 겨울이 적기이다. 횟감으로 수많은 생선이 있지만, 회 하면 역시 광어를 빼 놓을 수가 없다.
광어는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로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어 건강한 사람부터 노약자까지 누구에게나 먹는데 무리가 없다. 또 광어는 마리 당 횟감으로 나오는 양도 많고, 쫄깃한 감칠 맛에 비린내도 없어 횟감으로는 최고다.
이런 이유인지 원래 이름은 넙치이지만 광어라는 ‘고급스런’ 이름을 얻었다. 광어에는 이노신산, 글루타민산, 글리신, 알라닌, 타우린, 리신 등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다.
이것이 고기의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내는데, 이노신산은 잡은 직후보다 시간이 좀 지나 그 양이 더 늘어난다. 때문에 광어는 막 잡은 활어 보다 약간 숙성시킨 회가 더 깊은 맛을 낸다. 여기에 광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탄성이 좋아 씹는 맛으로는 최고의 횟감으로 자리잡고 있다.
광어는 미각으로 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 광어에는 엘라스틴, 콜라겐의 두 성분으로 이루어진 결합조직이 있다. 이 중 엘라스틴은 피부의 탄성을 높여주는 탄성섬유다.
콜라겐은 피부를 튼튼하게 해주고 모양을 유지해주는 교원섬유이다. 덕분에 광어는 나이 들어 처지고 주름잡힌 피부를 탱탱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특히 지느러미 근육에 많이 들어있는 콘트로이틴황산도 피부노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또 비타민 B, C, D가 풍부하고, 타우린도 150~200mg 들어 있어 피로 회복에도 효자 역할을 한다.
광어와 생김새부터 매우 흡사한 것으로 도다리가 있다. 일반인이 광어와 도다리를 구별하는 방법은 ‘좌광우도’. 즉 등 지느러미를 위로, 가슴 지느러미를 밑으로 두고 마주 봤을 때 눈이 왼쪽에 있으면 광어, 오른 편에 있으면 도다리다.
요즘은 주로 양식을 하기에 그다지 차이가 없지만, 원래 광어는 조금 따뜻해질라치면 지방산의 함량이 떨어지면서 그 맛이 확연히 떨어지므로 추운 겨울에 먹는 것이 제격이다.
흔히 하는 오해로 자연산이 양식산보다 영양이 좋다는 생각에, 비싼 값을 주고 자연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영양성분을 조사한 결과 3대 영양소인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거의 비슷하고 칼슘, 인, 철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은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높다는 분석도 있다.
모든 횟감이 그렇듯 광어도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내장, 뼈 등으로는 매운탕을 끓여먹는 덤을 누릴 수 있다.
- 문화일보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