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결핵에 특효 '호두'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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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이면 호두, 밤, 땅콩 같은 부럼을 먹고 그 깍지를 버리는 풍습이 있다. 이가 튼튼해지고 1년내내 부스럼을 앓지 않는다고 해 전해지는 풍습이다.
하지만 먹을거리가 부족한 겨울날, 높은 열량을 내는 열매들을 섭취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려는 선인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복잡하게 얽혀서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흔히 ‘호둣속 같다’고 한다. 호롱불도 귀했던 시절에는 호두 껍데기에 심지를 박아 그 대용으로 쓰는 등 우리에게 호두는 아주 친근한 식품이었다.
껍데기가 딱딱한 견과류는 대체로 영양이 풍부하지만 특히 호두는 양질의 단백질과 흡수가 빠른 지방이 함유된 영양식품. 중국에서는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해 명절에 아이들에게 호두를 선물하고 귀족들은 미용식으로 애용하였다.
그런가 하면 차이코프스키가 ‘호두까기 인형’이란 작품을 썼을 정도로 호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두루 사랑을 받는 열매다. 우리나라는 천안이 호두 산지로 유명한데, 고려때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유청신이란 사람이 호두를 가져와 심은 후로 명산지가 되었다.
호두는 쇠약해진 몸을 보하고 활기를 주는 식품이다. 영양소가 많아 선식의 재료로 흔히 사용된다. 육류보다 함량이 많은 양질의 단백질과 돼지고기의 2배나 되는 지방분이 들어 있다. 호두의 지방은 육류의 포화지방산과는 달리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필수 지방산이 많아 성인의 스태미너식으로 그만이다. 무기질과 비타민 B1이 풍부해 매일 먹으면 피부가 고와지며 노화 방지와 강장 효과도 기대된다.
청나라 말기의 서태후는 나이 들어서도 아름다운 피부를 자랑했는데, 그 비결 또한 호두로 만든 음식을 즐겼던데 있다. 또 머리카락을 검게하고 윤이 나게 하는 등 탈모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호두가 간을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가래를 없애 준다고도 한다. 약용으로 쓰일 때는 약해진 몸에 기운을 북돋워 활기를 찾아주고 조혈작용을 돕는다.
특히 기침이나 결핵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효험을 볼 수 있다. 호두는 요통이나 냉증, 동맥경화 증세에도 효과를 발휘하는데, 소화가 잘 되지 않으므로 과식은 삼간다.
신선한 호두를 꾸준히 끓여마시면 기억력이나 집중력을 높여 주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호두나무 잎은 옴이 옮았을 때 달여 쓰이며, 호두 껍데기는 약간 태워 자궁출혈이나 젖앓이 등에 쓰이기도 한다.
단, 껍데기를 깐 호두는 오래 두면 기름기가 산패해 변질될 우려가 있다. 껍데기를 까지 않아도 오래 되면 맛과 영양이 모두 떨어지니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아이가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신경이 날카로워 자주 보채고 짜증을 부릴 때도 유용하다. 날마다 호두를 2~3알씩 먹이면 날카로운 신경이 가라앉고 증세가 나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허약하고 신경질적인 아이에게 죽을 쑤어 먹이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두뇌 개발에 좋다고 하니 뇌발달이 한창인 2~3세 아이의 영양간식으로 호두샐러드를 만들어 볼 만 하다.
호두, 사과, 셀러리에 마요네즈 2큰술과 플레인 요구르트를 고루 버무리면 된다. 어린이의 시력을 좋게 하며 심장기능을 강화시켜 혈액순환에도 이롭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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