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리성 식품 '미나리'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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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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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향채 중의 하나다. 우리 옛 노래에 ‘봄 미나리 살찐 맛을 님께 드리고자…’라는 구절도 있듯이 미나리의 제철은 봄이다.
고려 때는 ‘근저’라 해 미나리 김치를 종묘제상에도 올렸을 만큼 오랜 식품이다. 겨우내 묵은 김치에 입이 쓸 무렵, 생 미나리에 생굴을 넣고 식초양념으로 버무리거나 미나리 대를 짤막하게 잘라 양념해 볶아내면 식욕을 되찾는데 그만이다.
흔히 재배 채소로 가꿔지는 미나리는 연하고 줄기도 길어 먹기 좋지만 향기가 덜한 것이 다소 아쉽다. 멧미나리는 이에 비해 다소 줄기가 억세고 짧지만 향이 짙어서 향을 즐기는 이는 돌미나리나 멧미나리를 찾는다.
돌미나리는 샘이 흐르는 개울가나 논두렁 습한 들판에 많은데 농약공해가 우려되어 꺼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산간계곡 물이 있는 곳에서 자라는 멧미나리가 짙은 향취를 찾는 애호가에게 환영받는 산나물이다.
미나리나 멧미나리의 성분상 차이는 없다. 비타민 A, B1, B2, C 등과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이 많은 영양가 높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거머리 때문에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미나리를 넓은 그릇에 담고 물을 넉넉히 부은 후 놋수저나 동전을 함께 담가두면 거머리가 빠져나와 가라앉는다.
미나리는 코힐린(Cohiline)같은 약 성분이 있어, 정력을 돋우고 주독, 장염, 황달, 대하, 해열, 고혈압에 좋다. 미나리잎은 류머티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유의 정유성분, 비타민, 철분의 함량이 많아서 혈액을 보호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여성의 대하에도 유효하다.
심한 갈증을 없애고 열을 내리게 하는 효과도 있으며, 양질의 섬유질은 당뇨병 환자에게 훌륭한 천연의 치료제다. 약물중독성 간염에도 효과가 있어 40~50세 이후 갱년기 건강관리에 필수적인 식품이다. 어린이가 급체해 토하고 설사를 할 때 달여 먹여도 좋고, 치질이나 설사 환자들은 생즙을 내서 먹기도 한다.
한방에선 식욕을 돋워주고 내장의 활동을 좋게 해 변비를 없애는데 미나리를 이용한다. 이는 식물성 섬유가 창자 내벽을 자극해 운동을 촉진시키기 때문.
미나리에는 피를 멎게 하는 작용이 있어 혈뇨 등에도 효과가 있다. 분량에 구애없이 미나리를 짓이겨 짠 즙을 날마다 작은 술잔으로 몇 잔씩 마시면 된다. 여러가지 요리법을 연구해 많이 먹도록 권장하고 싶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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