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감소 '죽순'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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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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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의 땅속 줄기 마디에서 돋아나는 어린순인 죽순.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는 말에서 알수 있듯이 봄비가 촉촉이 온 이후에 쑥쑥 자라난다. 특히 이맘때는 죽순 중에서도 그 크기가 가장 큰 높이 10~20㎝의 맹종죽과, 갸름한 고깔 모양으로 겉껍질이 노르스름한 밤색을 띠는 분죽이 주로 나는데, 분죽의 경우 6월 초순이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죽순은 그 맛이 부드럽고 순후해 선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죽순 맛을 못 잊은 평양감사가 한겨울에 죽순을 구해오라는 명령을 내리자 하인들이 대바구니를 삶아 올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죽순의 맛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일화다.
사실 죽순의 맛은 딱히 무엇이라 말하기 어렵다. 즉 있는 듯 없는 듯 은은한 맛이 죽순의 묘미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다른 요리와 만나면 더욱 뛰어난 맛을 낸다.
된장찌개에 담긴 죽순은 개운한 맛을 내고, 싱싱한 쇠고기와 만난 죽순 육회는 아삭거리는 맛이 쇠고기의 부드러움을 한껏 끌어낸다. 간장에 졸인 죽순조림이나 장아찌도 사각거리며 씹는 맛이 일품이다.
죽순은 맛도 고급스럽지만 그 영양의 값어치 또한 상급이다. 모든 자연이 푸르게 물드는 여름에 들어서려 하면 대나무는 오히려 누렇게 시들어 버린다. 죽순에 모든 영양분을 주었기 때문. 이러한 죽순에는 의외로 비타민이 적게 들어있다.
대신 단백질, 헤미셀룰로오스, 당질, 지질, 회분, 칼슘, 인 등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죽순을 감칠 맛나게 하는 것은 단백질 성분인데, 이 단백질은 티로신, 알기닌, 히스티딘, 로이신, 베타딘, 골린, 아스파라긴 등으로 이루어진다.
티로신은 부신의 주성분이자 생리적 활성물질인 아드레날린의 전구물질. 이 때문에 죽순을 먹으면 체내의 생화학적 대사가 촉진된다.
또 죽순은 성질이 차가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가래와 어지러움증이 심할 때 먹으면 증상이 완화된다. 죽순에는 칼륨이 많이 함유돼 체내의 염분을 조절한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예방에 좋은 음식이다. 이 뿐만 아니라 죽순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어 학생이나 정신 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음식이다.
그러나 평소 설사를 자주 하거나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죽순에는 시아노겐이라는 물질도 있다. 이것은 담배 연기, 산업 폐수 등에도 들어있는 유독물질이므로 반드시 물에 잘 우려내어 먹어야 한다.
한편 죽순에는 곡류보다도 많은 섬유질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변비를 치료하고,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높다. 또 죽순에는 철분이 풍부해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의 식단을 보충하기에 적합하다.
통통하고 껍질에 솜털이 많고 이삭 끝이 노란 것, 뿌리 사마귀는 작고 검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죽순을 제대로 고르는 비법이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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