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예방에 '키위'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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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양만으로는 도통 과일같지 않은 것이 바로 키위다. 털이 부숭부숭한 짙은 흙빛 껍질은 전혀 입맛을 당기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껍질을 벗은 속살은 딴 판이다. 맑은 에메랄드빛 과육과 촘촘히 박힌 검은 씨는 보기에도 그만, 먹기에도 그만이다. 흔히 ‘비타민C’ 하면 오렌지나 레몬의 노란빛을 떠올린다. 하지만 영롱한 에메랄드빛의 키위가 그 어떤 과일보다 비타민C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비타민의 대명사인 비타민C의 효능은 실로 다양하다. 피로해소, 기미와 주근깨 예방에 효과적인가 하면, 혈관의 노화를 방지하고 인터페론을 만들어 면역력을 높이고 활성산소와 발암물질로 인해 유전자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한다.
하나 현대인에게 비타민C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스트레스 때문이다. 비타민C는 ‘스트레스 비타민’이라 불린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마구 손실되는 반면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힘을 증대시키는 코르티손(Cortisone) 호르몬은 바로 비타민C에 의해 촉진되기 때문이다. 흡연을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담배 1대를 피울 때마다 약 25㎎이 손실된다. 문제는 비타민C가 체내에 저장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매일매일 섭취해야 한다.
계란 1개 크기만한 키위 1개에는 약 80㎎의 비타민C가 들어있다. 사과의 17배, 오렌지나 귤의 2배, 자몽의 3배라고 하니 가히 비타민C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단 비타민C만이 아니다. 키위에는 토코페롤이라 알려진 비타민E가 사과의 6배, 비타민A의 전구체인 β카로틴 또한 풍부하다.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칼륨도 다량 포함되었으며, 최근들어 항산화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탄닌도 풍부하다. 작은 키위 1개에 농축된 이런 성분들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각종 생활습관병과 암을 강력하게 저지한다.
한가지 더, 날 것 그대로 먹는 과일 중 식이섬유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도 바로 키위다. 키위 100g에 들어있는 식이섬유의 양이 샐러리 4줄기와 맞먹는다고 한다.
덕분에 대장암은 물론 변비 예방에도 탁월하다. 평소 위산분비가 부족하거나 육류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이에게도 유용하다. 키위에는 악티니딘(actinidine)이란 단백질 분해성분이 함유돼 있어 육류 단백질의 소화를 도와준다.
고기를 먹을 때 키위를 곁들이면 소화도 잘 되고 속쓰림도 방지할 수 있다. 같은 이치로 질긴 고기를 요리할 때 키위즙을 이용하면 훨씬 부드러운 육질을 맛볼 수 있다.
과일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하는데 달콤한 키위가 다이어트에는 적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염려 마시길. 키위는 100g에 61칼로리 정도로 열량이 낮은 편이다.
게다가 과당의 형태로 되어 있어 혈당량이 변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유용한 성분을 고루 갖고 있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나 치유기의 환자, 수유중인 산모, 소화기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반으로 잘라 스푼으로 떠먹는다면 바쁜 아침 식사 대용은 물론 지친 오후 간식으로도 적합하다.
최근에는 속이 노란 골드키위도 인기를 끌고 있다. 털이 많아 일반 키위보다 껍질을 벗기기가 쉽지 않지만 단맛이 훨씬 강하다. 키위는 손으로 가볍게 쥐었을 때 약간 탄력이 있는 것이 제 맛이 난다.
완숙되지 않았을 때는 온실에 2~3일간 놓아두면 숙성된다. 빨리 익히고 싶다면 잘 익은 사과 등과 함께 비닐봉지 안에 넣어 둔다.
익은 과일에서 나오는 에틸렌가스가 키위가 익는 것을 촉진시키기 때문. 반면 밀폐된 용기에 넣어 냉장보관한다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 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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