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과 소세지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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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유행의 본원지 프랑스 파리.샹송의 음률에 낭만이 절로 배어나오는 파리의 거리에 돼지들이 시내 한복판을 활보하고 다녔다면 믿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것도 거리의 음식물 쓰레기와 인간의 대소변 청소를 위해서…. 하지만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엄격했던 중세의 기독교 문화가 로마의 목욕 문화를 파괴하면서 가정집의 목욕탕과 화장실도 같이 없애게 됐다.
이때 돼지는 먹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함께 화장실이 없던 그 시대에 사람의 대소변을 처리해 주는 청소부 역할을 맡았다.그래서 12세기 프랑스 파리에는 돼지가 길거리를 활보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파리 시민들에게 있어서 돼지는 중요한 단백질의 공급원이자 긴요한 청소부였다.그러나 사건은 언제나 예상할 수 없는 곳에서 생기기 마련이다.
1131년 어느 날 돼지 한 마리가 거리를 활보하다가 갑자기 사람을 태운 말에게 덤벼들었고 이때 놀란 말은 급기야 사람을 떨어뜨렸다.그 사람은 다음날 죽게 된다.간단한 사고사로 처리될 수 있었던 이 사건이 돼지를 파리에서 영원히 추방시키는 계기가 됐고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햄과 소시지를 탄생시키게 되는데,낙마로 죽은 사람이 다름아닌 황태자였기 때문이다.
슬픔과 분노가 극에 달한 왕은 곧바로 파리 시내에서 돼지 사육을 전면 금하는 명령을 내리고 그 돼지를 사형에 처했다.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었던 돼지가 파리에서 사육이 금지되자,상하지 않고 저장시켜 먹을 수 있는 햄과 소시지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물론 햄은 1천년 경 그리스에서 이미 요리법이 소개되고 있으며 소시지도 호머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에서 병사들이 고기 반죽을 창자에 채워서 먹었다는 기록이 있긴 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보편적으로 먹고 있는 햄과 소시지는 12세기 프랑스의 황태자가 낙마로 죽었기 때문에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모든 것의 탄생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기 마련.영국의 바바리코트(레인코트용 겉옷)가 세계의 명품이 된데는 비가 잦은 영국의 기후로 인해서이며 프랑스 향수와 화장품이 세계 여성의 사랑을 받게 된데는 나쁜 수질로 인한 피부 문제와 목욕을 자주 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악취 제거에 일찍이 눈을 떠 왔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아무런 이유없이 저절로 생기는 법은 결코 없는 법인가 보다.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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