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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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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은 자리에서는 반드시 세 손가락만 써서 먹을 것.다섯 손가락 전부를 쓰면 안됨.상류계급인지 아닌지는 이것으로 구별할 수 있음.' 16세기 유럽에 널리 퍼졌던 '세 손가락 범절'의 기본적인 항목이다.이때까지 약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은 식사 때 사용을 금했다.

식사예절은 시대에 따라 변해 왔으며,그 변천의 원인은 전혀 예기치 않은 사건에서 찾아지기도 한다.과거 유럽인들은 신의 혜택인 음식을 만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신이 만든 인간의 손뿐이라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이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그 당시 포크의 사용은 신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되었으며 특히 성직자들의 비난은 거세었다.

그러면 도대체 포크는 언제부터 일반적으로 사용되었을까? 또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유럽에서 포크의 사용은 '엉뚱하게도' 프랑스 혁명과 관계가 깊다.18세기에 혁명가들이 '자유,평등,박애'를 부르짖자 프랑스 귀족들은 평민과의 신분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서 너나없이 포크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포크는 사치와 고상함과 지위의 상징이 되었으며,그전까지 식사 때 사용했던 세 손가락이라 하더라도 음식에 직접 사용하는 것은 천박한 행위로 전락하고 말았다.이렇듯 포크의 사용은 음식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유에서 출발해 일반화된 것이다.

그러나 유럽과 다르게 동양에서는 젓가락이 음식과의 조화에 따라 일반화되어 자연스럽게 사용되었다.중국에서는 음식을 잘게 잘라 먹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였는데,그것도 식탁에서가 아니라 식탁에 나오기 전인 부엌에서 미리 잘라 준비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리과정 중의 하나였다.

특히 몇세기 동안 중국에서는 고기를 덩어리로 내오는 것이 천하고 야만적인 일이었으며,더군다나 식사에 초대한 손님을 고깃덩이와 씨름하게 하는 것은 예의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라 여겼다.'식탁에 앉는 것은 먹기 위해서이지 고기를 자르기 위해서는 아니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풍습의 영향으로 먹는 도구로 역시 당시 나무나 동물의 뼈 또는 상아로 만든 젓가락이 이용됐는데 젓가락은 미리 잘라놓은 음식을 입으로 운반하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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