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프 수제트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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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요리에 설탕을 거의 쓰지 않으며 전분도 적게 사용한다.따라서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식후에 달콤한 것이 먹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서양의 디저트로는 과자나 케이크,과일 등이 나온다.디저트(Dessert)란 프랑스의 '데세르비르(Desservir)'에서 유래된 용어로 '치우다,정리하다'라는 의미인데 서양요리에서 메인코스가 끝나고 디저트를 주문하기 전에 빵,조미료,식사가 끝난 접시를 모두 치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될 것이다.
디저트용 과자는 달콤하고 부드러워야 한다.쿠키라든가 빵 등의 마른 종류는 조식의 빵 대신,혹은 오후에 차를 마실 때 먹는 것으로 저녁식사 후의 디저트로는 적당하지 않다.이런 서양요리의 디저트 중에서 단연 돋보이며,디저트의 여왕으로 손꼽히는 것이 있다.바로 '크레이프 수제트(Crepes suzette)'이다.
'크레이프 수제트'란 말은 영국의 황태자 에드워드가 지은 것이다.헨리 카펜터라는 에드워드 황태자의 요리장이 어느날 식사를 준비하던 중 크레이프 소스를 만들 때 실수로 과일로 만든 술을 엎질렀는데 소스에 불이 붙으면서 그을려 음식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다.헨리는 음식을 다시 만들 시간이 없어 그냥 그 소스를 크레이프에 집어넣어 황태자에게 제공하였는데 그 맛이 너무 진기하다고 느낀 에드워드 황태자는 그날의 파티에 동석한 수제트 부인의 마음을 사려고 그 부인의 이름을 따서 '크레이프 수제트'라고 명명하였다는 것이다.
'실크와 같이'라는 뜻의 크레이프는 설탕과 소금을 섞은 밀가루에 우유와 달걀,버터를 넣은 반죽을 기름기 없는 프라이팬에서 12㎝ 정도의 지름으로 가늘게 잔주름이 가도록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다.크레이프는 중세 영국의 '크리스프''크레스프'가 와전된 것으로 프랑스에서는 '파누게'라고도 불렀다.크레이프와 비슷한 것으로는 빵케이크,브리테나(이탈리아), 프란쿠헨(독일), 가레트(프랑스) 등이 있으며 가레트는 밀가루,우유,꿀로 만든 전병으로 고대 이집트왕의 고분에 조각된 그림에서 볼 수 있다.
3여년 전,어느 대학가에 갔다가 크레이프 가게가 즐비한 것을 보았다.크레이프 안에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과 생크림 등을 넣어 만든 자신만의 크레이프를 만들어 주는 가게들이었는데 아주 인기가 좋아 보였다.
크레이프 만들기는 보기보다 쉽다.크레이프 속에 딸기나 키위,오렌지 생크림,혹은 소스를 취향대로 넣기만 하면 된다.요리는 응용하기 나름이니까.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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