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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 성생활의 "수석보… - 인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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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은 젊을 때는 성생활의 「보좌관」 노릇을 하지만, 나이 들면 「고문관」으로 돌변한다. 전립선은 밤톨을 뒤집어 놓은 모양과 크기로, 방광과 음경 사이에서 요도를 빙 둘러싸고 있다. 독자적 기능이 없어 맹장처럼 퇴화해가는 기관으로 생각되지만, 이 놈 없이 남성은 사정할 수 없고 임신도 불가능하다.

정액은 사정시 전립선 위쪽의 내요도괄약근이 수축하고 아래쪽의 외요도괄약근이 열리면서 요도를 따라 몸 밖으로 나간다. 전립선을 절제하면 내요도괄약근이 함께 손상돼 정액을 밀어내지 못하므로 정액은 방광으로 역류해 소변에 섞여 배출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성생활 자체는 지장이 없다.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전립선액에는 정자가 전혀 없지만, 전립선액이 없으면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정자는 산성인 질내에서는 생존할 수 없는데, 정액의 3분의 1쯤을 차지하는 전립선액이 사정시「침투조」로 먼저 들어가 질 안을 중화해 정자들이「후발대」로 무사히 질을 통과해 자궁에 도착하게 돕는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비뇨기와 생식기가 분리돼 있지 않고 전립선에서 만나기 때문에 소변과 정액은 요도로 함께 나오는데, 전립선은 사정시 소변이 섞여 나오지 않도록 막는 교통 정리를 한다. 전립선은 또 방광 입구에서 세균 감염을 막는 경비병 임무도 수행한다. 전립선의 아연과 구연산 성분이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여성에게 흔한 방광염이 남성에게 거의 없는 것은 전립선 덕분인 셈이다.

전립선은 이렇듯 남성 성생활에 적잖은 몫을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골칫덩이로 전락한다. 전립선 질환의 대부분이 50대 이후에 주로 나타나는 데 비해, 전립선염은 20~40대 중반에 빈발한다. 성인 남성의 3% 정도가 앓을 정도로 드물지 않은 질병인 만성전립선염의 80%는 원인균을 모르는 묘한 질병이다.

증상이 워낙 다양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없으나, 화장실에 자주 가면서도 소변이 시원치 않고, 회음부 통증을 느끼는 것 등이 공통적이다. 항생제가 전립선을 둘러싼 단단한 막을 제대로 뚫고 들어가지 못해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잦아, 합병증이나 일상생활에 별다른 제약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고 살기도 한다. 부인에게 옮기거나 암 등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전립선비대증은 국내에 70만명의 환자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 생기는 배뇨 장애가 대표적 증상. 여성에게 요실금이 많은 반면 남성에게 배뇨 장애가 흔한 것도 전립선 유무의 차이이다. 약물이나 외과적 치료로 90% 이상 완치된다.

전립선질환은 최근까지 잘못 알려진 것과 달리 성병이 아니므로 쉬쉬할 필요없이 제 때 치료받는 게 좋다.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 중국 최고실력자 덩샤오핑, 밥 돌 전 미국대통령후보 등이 잇달아 걸려 유명해진 전립선암은 서구에서는 남성암 중 발병률 1위로, 우리도 계속 늘고 있다. 다행히 암세포가 비교적 천천히 자라는데다 수술,·호르몬치료 등이 잘 들어 완치율이 높고, 완치되지 않아도 암과 함께 늙어가면서 여생을 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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