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 몸속의 고무풍선 - 인체이야기

- 08-21
- 566 회
- 0 건
뛰어난 신축성...임신중 부피 500배 늘었다 줄었다. 성인 여성의 평소 자궁 크기는 자신의 주먹만 하다. 이런 작은 「주머니」에서 어떻게 아기가 열달 동안 자라고 태어날까. 자궁은 우리 몸 중 신축성이 가장 뛰어난 「인체 내의 고무풍선」이기 때문이라는 게 정답이다. 평소에 길이 6~8㎝, 부피 10㎖, 무게 70g정도인 자궁은, 만삭이 되면 부피는 평상시의 500배인 5ℓ로 늘어나고 무게도 1.1㎏로 15배쯤 증가한다.
원래 서양배를 납작하게 눌러 놓은 형태인 자궁은 임신 3개월에는 둥근 공처럼 변했다가 이후 아래위로 자라 마지막에는 달걀 모양이 된다. 임신 중에는 태고적 바닷물과 성분이 비슷한 양수가 6시간을 주기로 교환돼, 아기가 늘 신선한 물 속에서 자궁벽을 발로 차며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자궁의 확장은 에스트로젠 프로제스테론 등 각종 임신호르몬이 세포 증식을 자극, 세포 수가 늘면서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반면 출산후 6주일이면 자궁은 거의 원상태로 줄어드는데, 이 과정에서 늘어났던 세포들은 「압사」한다. 자궁으로 유입되는 혈액량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세포들이 제대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해 수도 줄고 크기도 위축되는 것.
이는 사람이 복부 비만으로 「똥배」가 나올 때 세포 수가 늘어났다가, 다이어트를 해 살이 빠져도 세포 각각의 크기만 줄어들 뿐 전체 세포 수는 줄지 않아 언제든 다시 살찔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과는 다르다. 『생리 때 목욕하지 말라』는 속설은 근거가 있다. 생리 중에는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자궁내 감염 위험이 평소보다 높다. 평상시 자궁 입구는 꼭 닫혀 있으므로 질 안에 병균이 들어와도 자궁 내부까지는 침입하지 못하나, 월경 중에는 생리혈을 내보내기 위해 자궁 입구가 약간 열리기 때문에 균들의 잠입이 수월하다.
월경 중에는 병균의 서식 조건도 좋아진다. 평소 질 내부는 균의 쉽게 자라지 못하는 약산성 환경이나, 생리 때에는 질에 알칼리성인 혈액이 고여 있어 균이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아 쉽게 번식한다. 따라서 생리 중에는 목욕과 성관계를 피하는 게 좋다. 자궁을 괴롭히는 여러 질환의 대부분은 자궁 출혈을 동반한다. 생리가 아닌데 출혈이 있는 경우 임신이나 자궁경부암 등 자궁내 질병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경험적으로 볼 때 비정상적 자궁출혈의 20~30%는 반드시 치료받아야 할 질병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다른 질병이 없는 출혈은 생리를 조절하는 여성호르몬 이상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 출혈량이 적으면 그냥 두어도 무방하나, 출혈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빈혈에 빠질 수 있으므로 여성호르몬제 투여나 소파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자궁암 등으로 자궁을 떼어내면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할 수 없다고 지레짐작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여성호르몬은 난소에서 분비되므로 자궁을 적출해도 여성의 특징을 잃지는 않는다. 성생활은 질을 통해 하는 것이지 자궁으로 하는 게 아니므로 자궁 적출술을 받아도 성생활에 지장은 없다.
- 조선일보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