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피이야기 - 약초이야기

-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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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피는 주로 우리나라의 제주도, 전남, 경남이나 중국, 일본의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는 귤의 성숙한 과실의 껍데기를 건조한 것으로, 11월 쯤에 채취하여 사용하며 따뜻한 성질에 맛은 매우면서도 쓰다. 진피라는 이름은 오래된 것이 좋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진피에 대해 내려오는 다음의 이야기를 먼저 소개하겠다.
중국의 화주(化州) 지방은 귤이 유명한 곳이다. 관리 하나가 감기와 동반된 기침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밤, 비가 계속 내리고 기침이 너무 심해져 자리에 눕게 되었다. 그는 급히 종을 불러“지금 먹고 있는 약을 다시 재탕하여 가지고 오너라”그러나 약을 달이려고 하니 물이 없었다.
물을 길어오기는 너무 멀어 하는 수 없이 처마 밑 빗물이 가득 고여 있는 물로 달여 주인에게 주었는데, 이상하게 그 약을 먹고 나니 몸이 계속 좋아지는 것이다. 분명히 전에 먹었던 약과 같은데도 효과가 좋은 것이 이상하여 관리는 계집종에게 묻기를“어제 먹은 약은 어떤 약이냐?”그말에 계집종은 떨리는 목소리로 사실대로 말했다. 그래서 관리가 계집종을 데리고 그 독이 있는 곳으로 가보니 기와 위에는 귤나무의 꽃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관리는 귤나무의 약효가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여 귤껍질을 끓여보니 정말로 감기기침에 효과가 좋았다. 귤껍질이 오래된 것을 진피라고 부르는데 사실 이것은 감기약 이라기 보다는 몸의 기(氣)를 잘 돌게 하여 부수적으로 감기가 치료 되는 것이다.
자연계에서 얻어지는 천연물이 한의학의 치료원리에 부합되면 한약으로 사용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먹는 음식이나 조미료 등에도 한약이 들어있다 할 것이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의 말에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고 하여 병이 걸렸을 때 처음에는 음식을 잘 조절하여 치료했던 것이고 이것을 관창하는 식의(食醫)라는 분과된 의사가 있을 정도였다.
귤껍질도 그런 흔한 것 중의 하나인데, 이것은 소화기에 작용하여 음식이 체한 것을 뚫어주어 복부의 팽만감을 없애주고, 찬기운과 습한 기운을 없애 주기 때문에 식체나 음주 후에 위염이 생겼을 때에 특효가 있다. 또한 폐나 기관지에 작용하여 가래를 없애 줌으로서 기침을 멎게하고 감기를 낫게 하는 것이다.
집에서 복용 할 때는 먼저 잡질을 제거한 후 소금물에 행구어서 씻은 다음 소금기를 없앤다. 그리고 맑은 물을 뿌린 후 부드럽게 되면 가늘게 썰어서 볕에 말려 보관하면서 차 끓이듯이 사용하면 된다. 재물로도 살 수 없는 건강, 주변의 흔한 것들을 지혜롭게 사용하여 지켜보도록 하자.
- 전북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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