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 보강해 줄 ‘名藥’ - 약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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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 강원대 바이오산업공학부 함승시(61·사진) 교수는 ‘산나물 전도사’로 통한다. 일찍이 여러 토종 산나물의 항암 효능 등에 주목해 꾸준한 연구 성과를 낸 데다 1991년 위암에 걸리자 산나물과 녹즙으로 이를 이겨내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위암 판정을 받은 뒤 위의 70∼80%를 잘라내는 대수술까지 딱 3일 걸렸습니다. 병상에 누워 신문을 보니 제가 암에 걸린 줄도 모르고 며칠 전 한 인터뷰가 ‘산나물을 먹으면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실렸더군요. 문병 온 동료 교수들이 ‘산나물 먹으면 (암에) 안 걸린다더니 어떻게 된 거야’라고 자꾸 농담하는데 참 고역이었습니다.”
동료 교수들의 짓궂은 농담에 “산나물 연구는 했어도 먹지는 않았는데 앞으로는 열심히 먹어보겠다”고 답한 함 교수는 그 후 5년간 산나물과 녹즙을 먹는 식이요법으로 위암을 치료했다.
매일 아침 컴프리, 신선초, 케일, 돌미나리, 민들레, 질경이를 섞어 만든 녹즙 200đ를 마셨다. 또 계절별로 나는 산나물을 녹즙으로 만들어 매일 두세 차례 200đ씩 효모 10g과 함께 마시는 식이요법도 곁들였다.
세끼 밥은 현미·율무·검정콩을 섞은 잡곡밥. 반찬과 탕으론 각종 산나물과 항암 효과가 좋은 마늘 초절임, 두부, 달걀, 그리고 고단백 식품인 장어탕과 추어탕을 즐겼다. 영지버섯, 해조류, 겨우살이, 쇠비름, 구름버섯, 애기똥풀, 탱자 달인 물을 마시는 것도 식이요법의 하나였다.
“10년 넘게 건강하게 활동해 온 것은 산나물의 힘 덕분이라고 확신합니다. 산나물은 생명력이 강한 풀입니다. 산나물이 들판에서 홀로 비바람을 맞고 자라며 외부 도전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려고 만들어낸 다양한 방어물질이야말로 인간의 약해진 면역체계를 보강해줄 수 있는 명약입니다.”
입맛 돋울 때나 먹는 별식으로 여기던 산나물이 요즘 ‘종합 항생제’로 여겨지고 있다. 강원대 함승시 교수는 두릅 개미취 겨우살이 참취 등 산나물을 연구해 대부분의 산나물에서 높은 항암 효과를 찾아냈다. 추출물을 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 투여한 결과 두릅은 폐암 세포의 93.7%, 간암 세포의 94.2%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미취는 유방암 세포의 82.9%를 억제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함 교수에 따르면 산나물의 효능은 항암 작용뿐 아니라 노화를 막는 항산화, 세포의 이상변이를 막는 항돌연변이, 항당뇨 등 다양하다. 함 교수 추천으로 여름철에도 먹기 좋은 몸에 좋은 산나물을 소개한다.
◆두릅=옛날부터 귀한 음식으로 여긴 두릅나무의 어린 순. ‘산나물의 왕’이라 불리며 왕관처럼 생겨 맛과 향이 빼어나다. 단백질, 칼슘, 섬유질, 비타민C가 많다. 해열 강장 이뇨 거담 등의 효능이 있으며, 신장염 당뇨 발기부전 관절염에 좋다. 꾸준히 먹으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 두릅을 약으로 쓸 때는 나무껍질과 뿌리를 햇빛에 말려두었다 필요할 때 잘게 썰어서 10g을 500đ의 물에 달여 하루 세 번 마신다. 튀김을 해 먹거나 기름에 볶아 먹기도 좋다.
◆민들레=꽃이지만 몸에 좋은 산나물이기도 하다. 칼슘, 인산, 비타민B1·C가 풍부하다. 해열 해독 강장 거담 등의 효능이 있으며, 변비 천식 대하증 혈병 황달 요도염 급성기관지염 등에 좋다. 특히 위장 질환과 종기 치료에 좋은데 생잎을 씹어 먹거나 환부에 찧어 붙인다. 보통 뿌리째 말려서 잘게 썰어 약재로 쓴다. 뿌리만 갈아 가루를 내 차로도 마신다. 간암이나 위암 환자에겐 민들레가 들어간 녹즙이 빼어난 약효를 발휘한다고 알려졌다.
◆부추=중국에서는 부추를 마늘과 함께 2대 건강식품으로 꼽는다. 또 불가에서는 부추를 먹으면 ‘일할 생각은 않고 성욕만 는다’며 ‘게으름뱅이풀’이라고 불렀다. 씨는 ‘구자’라 하며 정력 감퇴나 전립선 질환 혹은 과다한 성생활로 인한 요통에 약으로 썼다. 또 설사나 병을 앓은 후 기력이 떨어졌을 때 먹으면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물에 담갔다 달여 먹기도 하며 부추전, 부추죽 역시 몸에 좋다.
- 세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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