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 만능도구 역할을 하는 생각의 … - 인체이야기

- 11-24
- 630 회
- 0 건
"하나의 도구로서 모든 완벽함의 극치를 이룬 것" (영국의 찰스 벨 경), "눈에 보이는 뇌의 일부"(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 " 정신의 칼날"(구 소련 출신의 미국시인 조지프 브로드스키). 모두 14개의 손가락뼈, 5개의 손바닥뼈, 8개의 손목뼈와 수많은 관절, 근육, 인대 등으로 이뤄진 손에 대해 경탄한 말이다. 사실 손처럼 오묘하면서도 별 관심을 받지 못해온 신체부위도 드물다. 손가락은 평생 2500만번 정도 굽혔다 펴기를 되풀이하지만 그럼에도 둔감하지 않다. 손가락의 안쪽과 손바닥에는 촉각을 느끼는 "마이스너 14소체" 가 풍부하기 때문에 손은 신체 어느 부위보다도 민감한 곳 중 하나이다. 어릴적 질병으로 한평생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었던 헬런 켈러의 손은 극도로 민감해서 라디오 스피커에 손가락을 대면 코넷과 북이 울리는 차이, 첼로의 깊은 소리와 바이올린의 높은 음을 가려낼 수 있었다고 한다.
"손의 신비" 의 저자인 미국의 존 네이피어박사는 "사람의 손이 없었다면 도구적 인간(homo habilis)도 없었을 것" 이라고 했다. 이 중 진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엄지손가락의 아귀힘이다. 아이잭뉴턴은 "다른 증거가 없어도 엄지 하나만으로도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손가락은 욕을 할 때 자주 쓰이는데 우리나라에선 엄지를 같은 쪽 손의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넣는 것이 욕이다. 그러나 브라질에선 행운을 기원하는 표시이다. 손가락을 이용해 성교 흉내를 내는 것을 피스톨라(pistola)라고 부른다. 중국에선 중지를 세우고 다른 쪽 손의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든 다음 끼워넣는 것이 피스톨라이다. 2차세계대전 직전 일본이 중국을 침범했을 때 일본은 괴뢰 은행을 세우고 지폐를 만들면서 중국인 조각사에게 활판을 맡겼다. 이때 한 조각사가 지폐에 새겨진 인물의 손을 피스톨라로 조각해 저항했다.(결국 색출돼 참수당했지만) 서양에서는 미국에서 중지를 치켜 올리는 것이 욕이란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어느정도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영국에선 손바닥을 몸쪽으로 향하게 하고 행운의"V" 자를 만드는 것도 똑같은 뜻이므로 영국을 여행할 때 조심해야 한다.
손톱은 태내에서 8주 내지 12주 쯤 생긴다. 손톱 아래 "털바탕질 배세포" 가 손톱이 자라는 뿌리이다. 이곳 세포가 앞으로 나가면서 각질이 되면 바로 손톱이다. 하루 평균 0.1㎜ 정도 길어진다. 손톱은 겨울보다 여름에 빨리 자라며 발톱보다 4배 빨리 자란다. 손톱으로 건강의 이상을 알 수 있다. ▽손톱이 옛 시계 유리처럼 블록해지고 손가락 끝부분이 둥글거나 네모진 송곳 모양으로 커지면 간질환, 기관지확장증, 기관지염, 폐렴, 폐암 ▽손톱을 가로질러 홈을 판 듯한 줄무늬가 있고 손톱 뿌리 부분에서 손끝 방향으로 이동해가면 홍역, 급만성열질환 또는 격심한 스트레스 ▽손톱이 숟가락 모양으로 들어가면 관상동맥질환, 매독, 갑상선질환 ▽손톱 끝 1∼2㎜ 는 정상적 분홍색이지만 다른 부분이 흰색이면 간경화증, 당뇨병, 심장병 ▽손톱에 작은 홈이 생기면 원형탈모증, 류마티스성 관절염, 만성습진 ▽손톱이 노래지면 림프선질환, 폐암, 매독 등을 의심할 수 있고 ▽가로로 굵은 하얀선이 나타나면 간경화, 콩팥질환 등으로 신체에 알부민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인류는 왼손잡이를 배척해 왔다. 1980년 세계 40억 인구 중 2억명 만이 왼손잡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미국 미네소타대의 브링 브링글슨박사는 "부모나 교사가 간섭하지 않으면 100명 중 34명이 왼손잡이" 라고 주장했다. 영어 단어에서도 왼손은 천대받았다. 영어의 왼쪽 레프트(left)는 "버려졌다"는 뜻이며 "요령없는"(gauche)", "불길한(sinister)" 등도 어원은 왼쪽이다. 반면 오른쪽 라이트(right) 는 "옳다"는 뜻으로 "정당한(righteous)", 빈틈없는(dexterous)"과 어원의 뜻이 같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