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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2) - 영양소, 산소배달, 병균… - 인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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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 속엔 체중의 8% 정도에 해당하는 4~6ℓ의 피가 흐른다. 1분에 온 몸을 한바퀴 돌 정도의 속도로 혈관내를 흐르면서 영양소와 산소를 세포에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기타 불필요한 물질을 폐와 신장 등으로 실어날라 몸밖으로 내보낸다. 몸 안에 침입한 병균과 싸우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잠깐」만이라도 피가 통하지 않으면 조직은 「허혈」 상태에 빠져, 기능을 상실하거나 죽게 된다. 이 때문에 피는 예로부터 생명의 근원이자 죽음의 동의어로 사용돼 왔다. 고대인들이 피를 숭상하고, 제례에 피를 바친 것도 이 때문이다.

피는 혈장이란 액체 속에 혈구세포(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가 떠 있는 상태로 존재한다. 피의 55% 정도를 차지하는 혈장은 90~92% 정도가 수분이며, 나머지는 단백질과 전해질 등이다. 피의 45%는 적혈구 등의 혈구세포로 구성되며, 피가 붉게 보이는 것은 세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적혈구 때문이다.

피 1㎣당 적혈구는 400~500만개, 백혈구는 4000~1만개, 혈소판은 13만~40만개 존재한다. 이런 세포들은 주로 골수에서 생성돼 혈장속으로 나와 기능을 수행한 뒤 수명을 다하면 간이나 신장 등에서 제거된다. 적혈구의 수명은 120일, 혈소판의 수명은 8~10일, 백혈구의 수명은 6시간 정도다.

적혈구는 중심부가 오목한 도넛처럼 생긴 세포다. 적혈구 속 혈색소(헤모글로빈)가 산소와 결합해서 온 몸 세포에 산소를 공급한다. 적혈구의 수가 적으면 빈혈이 생긴다. 급성 빈혈인 경우 어지럼증을 느끼나 만성 빈혈인 경우엔 어지럼증보다 피로감, 졸음, 소화불량, 식욕부진, 두통, 심장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더 흔하다.

적혈구의 원료인 철분 부족으로 인한 철결핍성 빈혈이 가장 흔하며, 면역학적 원인으로 적혈구 생성이 억제되는 재생불량성 빈혈, 적혈구가 제 수명(120일)을 다하지 못한채 세포막이 깨어지는 용혈성 빈혈 등이 있다.

백혈구는 인체내로 침입하는 병원균이나 이물질과 싸우는 인체 방어군이다. 병원균 등이 출몰하면 백혈구의 수가 증가해서 마치 아메바처럼 움직여 공격한다. 백혈구의 수가 지나치게 감소하면 신체 저항력이 떨어져 사망률이 높아진다. 흔히 말하는 백혈병이란 백혈구가 무제한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의 일종으로, 백혈구의 증가로 빨간 피가 흰색으로 보인다.

공, 계란, 막대 등 여러가지 모양을 하고 있는 무색의 혈소판은 지혈작용에 관여한다. 손상된 혈관의 섬유조직과 결합해서 혈관을 수축시키며, 혈액응고인자와 결합해 피딱지가 된다. 혈소판의 수가 감소하면 지혈이 더디거나 잘 되지 않는다. 혈우병이란 특정 혈액응고인자가 유전적으로 결핍된 병이다.

백혈구 속에 존재하는 호중구와 대식세포, 림프구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방어군이다. 호중구는 보병에 해당한다. 전체 호중구의 5% 정도만 피 속을 순환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피부나 점막의 내피세포 표면에 붙어 있으면서 외부로부터 침투하는 병원체에 대한 일차방어선을 구축한다.

호중구 세포 안은 병원체를 파괴하는 화학물질이 가득 차 있다. 침투한 병원체를 꿀꺽 삼킨 다음, 간직하고 있던 화학물질로 자폭함으로써 병원체를 물리치게 된다. 호중구 사촌뻘인 호산구는 특히 기생충 유충에 대한 방어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림프구는 특정 병원체만 요격한다는 점에서 공군과 유사하다. 림프구는 여러 부대로 나눠져 있으며, 부대마다 공격 대상이 다르다. 인체내로 침투하는 모든 병원체는 서로 구별되는 특별한 표지를 갖고 있는데, 그 표지를 식별해서 자기 상대만 공격한다. 병원체의 공격으로 회복 불능 상태가 된 자기 세포를 죽이는 일도 담당한다. 「킬러 세포」라 부르는 T-림프구와 면역물질을 생산하는 B-림프구가 있다.

대식세포는 움직이는 쓰레기 처리장과 같다. 병원체 뿐 아니라 먼지 등 오염물질까지 삼켜서 말끔히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피 속 어디든 존재하지만 특히 허파엔 수 많은 대식세포 군단이 주둔하고 있어, 호흡을 통해 침투한 병원체와 먼지 등을 즉각 먹어 치워 버린다.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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