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 "걸어다니는 공기청정… - 인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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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 아기는 선천적으로 코로만 숨을 쉰다. 때문에 젖먹이 아기들은 코가 막히면 젖이나 우유를 빨 수 없거나 호홉 곤란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5세까지 코는 빠르게 성장한다. 물렁한 연골로 있던 코에 코뼈가 자라나와 제법 오똑해진다. 이 나이에는 면역기능이 성숙되지 않아 1년에 6~10회 정도 코감기에 걸려 평생 가장 자주 코감기에 걸린다. 또 이때는 편도선이 크고, 코와 연결돼 코의 부속실 역할을 하는 얼굴뼈의 부비동도 커지기 때문에 편도선염, 축농증, 중이염 등 코감기로 인한 합병증도 잘 생긴다.
6~10세가 되면 코감기에 걸리는 횟수는 줄어드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 만성적인 비염에 잘 걸린다.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유전성이 강해 부모가 이 증세가 있으면 약75%에서 아이에게도 나타난다.
15세쯤 되면 코는 모양이나 기능면에서 완성된다. 이 나이에 코는 크게 자란 얼굴뼈에 묻혀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인다. 또 학교 등 집단생활로 감염의 기회가 많고, 스트레스나 피로, 성장기의 호르몬 영향 등으로 코의 점막이 쉽게 부풀어 오른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다치거나 얼굴뼈와 코뼈의 성장에 차이가 나 코 가운데를 받치는 비중격이 휘는 비중격 만곡증도 흔히 생긴다. 만성비염, 비중격 만곡증, 코버섯(폴립) 등으로 인해 콧물이 흘러나오는 길이 막히면 콧물이 부비동에 고여 축농증 위험도 높다. 나이가 들면 콧물도 적게 나와 축농증이나 비염 등은 적어지나 반대로 코가 건조해져 점막이 쉽게 부어오른다. 특히 당뇨병, 심장병, 동맥경화, 고혈압 치료제나 신경안정제 등을 먹는 사람은 코 건조감이 더욱 심하다. 때문에 50% 정도의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나이들어 코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 코가 하는 일은
코로 들어마신 공기는 우선 콧구멍이라는 터널을 통과한다. 그 양은 하루 1만ℓ정도. 이 과정에서 코는 공기의 통로 역할뿐 아니라 바깥공기를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맞춰줘 우리 몸이 외부 환경에 적응하도록 해준다. 이런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코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코를 들여다 보면 비중격을 중심으로 좌, 우측에 비갑개라는 여러 덮개들이 있다. 특히 맨 밑 하비갑개는 혈관이 풍부한 점막으로 이루어져 들어마신 공기의 습도와 온도를 효율적으로 조절한다. 또 좌우 비갑개의 점막이 수 시간 마다 교대로 부었다 가라앉았다를 반복, 코막힘에 효과적으로 대처한다. 콧털은 큰 먼지를 거르는 역할을 한다. 작은 먼지는 배점막을 덮고 있는 점액에 붙어 제거된다. 코가 공기청정기의 필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코는 목소리를 공명하는 구실도 한다. 코가 막힌 사람은 "ㅁ" "ㄴ"음 톤이 낮아지고, 코 점막이 위축돼 코 평수가 넓어진 사람은 "왕왕"거리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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