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태는 몸속 질병 비춰주는 거울 - 질환과정보

- 11-22
- 590 회
- 0 건
“혓바닥에 거무죽죽한 설태가 잔뜩 껴있어요.혹시 무슨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닐까요.평소 소화가 잘 안되긴 하는데요” “닦아내도 금방 혀에 백태가 끼어서 꺼림칙합니다.그래서 그런지 입냄새도 더 심하게 나는 것 같습니다”
양치질을 할 때마다 칫솔로 혀를 깨끗이 닦아도 금세 혓바닥이 지저분해져 찜찜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물어봐도 “큰 문제가 없으니 양치질이나 열심히 하라”는 말만 듣기 일쑤.무엇인가 잘못된 원인이 있으니까 혓바닥에 백태가 끼는 것이 분명한데 명쾌한 대답을 듣지 못하니 당사자들로선 여간 불안한 게 아니다.
혓바닥에 끼는 이 불쾌한 `이끼'의 정체는 무엇이며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혀의 표면에는 사상유두라고 하는 실처럼 생긴 아주 작은 돌출부분이 있으며 사상유두의 박리상피, 음식물잔사,타액,미생물,백혈구 등이 쌓인 것을 `설태'라고 한다.
서울대병원 치과진료부 구강내과 정성창 교수는 “설태의 성분은 본질적으로 치아표면에 부착하는 치태와 같다”며 “설태가 끼는 정도도 개인차가 심해서 긁어봐도 별로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일같이 닦아내도 맛을 보는데 지장이 생길 만큼 심하게 끼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설태의 두께와 색은 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우리가 병원에 가서 처음 진찰을 받을 때 의사들이 안색을 살핀 후 혀를 먼저 관찰하는 것도 이 때문. 설태는 몸속에 어떤 병이 있는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것.병이 있어 건강상태가 종지 않으면 설태가 많이 끼고 건강이 좋아지면 설태가 덜 낀다는 게 의사들의 말이다.
특히 소화기병 당뇨병 발열 탈수 혼수 비타민결핍증 구강내동통성질환 등의 병이 생겼을 때 설태가 많이 생긴다.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혀운동에 문제가 있는 사람,입호흡을 많이 하는 사람도 설태가 많이 낀다.
병 때문에 생긴 설태는 질환에 따라 색깔도 다르게 나타난다.예를 들어 만성위염의 경우는 회백색, 고열 질환이 있는 경우엔 두꺼운 갈색,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는 흑색을 띄게 된다. 이런 병이 없는데도 설태가 많이 생기는 경우는 타액 분비 감소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타액은 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습윤작용,입안을 깨끗하게 하는 자정작용을 한다.
그러나 어떤 원인으로 타액 분비량이 줄어들면 설태가 쉽게 생기게 된다.타액분비가 줄어들면 까칠까칠해진 혓바닥에 음식물을 먹은 후 미세한 음식찌꺼기가 남기 쉽고,노화된 혀 점막세포가 벗겨지게 돼 설태뿐만 아니라 심한 입냄새를 유발할 수도 있다.
정교수는 “설태를 예방하기 위해선 이를 닦을 때 칫솔로 혀도 같이 닦아주며,이를 닦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입안을 헹구고난 후 티슈 등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며 “그래도 개선되지 않을 땐 치과의사,이비인후과의사,내과의사를 차례로 만나 정확한 원인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일보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