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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보약은 ? - 질환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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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은 우리 몸의 생리기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오는 신체의 허약상태(한방에서는 이를 허증(虛症)이라 한다)를 치료하는 치료제다. 허증은 몸 속의 영양과 관련된 물질(血)이 부족한 상태와, 활력을 일으키는 힘(氣)이 부족할 때 오게 된다.
주로 몸을 많이 움직여서 체력을 소모하는 경우와 외상, 수술, 계절변화에 따른 기후변화, 근심·걱정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가 허증이 올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다. 때로는 부모로부터 허약한 체질을 물려받은 선천적인 경우도 있으며, 지나친 성생활로 인해 신체균형이 파괴되어 올 수도 있다.
이처럼 몸이 허하게 되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병을 얻게 되거나 약골로 지내야 한다. 어지러움, 무기력, 피로, 체중감소, 의욕상실, 식욕감퇴 등으로 인해 무기력한 생활을 하기 쉬운 것이다. 보약은 바로 이렇게 몸에 허증이 올 때 먹어야 한다.
그럼 보약은 어떻게 지어먹어야 할까. 무엇보다도 보약도 약인만큼 정확한 처방이 필요하다. 흔히 보는 것처럼 주변 사람이 환자의 증상을 물어보고 대신 약을 지어다 주는 것은‘환자는 없고 처방만 존재하는 격’이어서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보약하면 녹용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설사나 소화불량에 걸릴 뿐이다. 증상과 체질에 따라 정확히 약재를 선택해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보약은 증상과 체질에 따라 각기 달리 처방된다. 증상별로는 환자의 기(氣)·혈(血)·음(陰)·양(陽) ·신로(神勞) 등의 다섯 가지를 살펴본 후 적절한 처방이 내려진다. 우선 기의 경우는 혈과는 반대의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기운이 없다’라면 기가 부족한 경우로 보면 된다. 하는 일에 의욕이 없고 권태롭고 힘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하면서 어떤 일이나 말하기 자체가 귀찮아진다.
가끔은 몸이 땅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들이 모두 기가 허한 탓이다. 이때는‘보중익기탕’‘사군자탕’‘인삼영양탕’등이 처방될 수 있다. 이런 약들은 임삼, 황기 등이 효과를 보이도록 하는 보기(補氣·기운을 보충하는 것) 처방이다.
혈은 글자 그대로 피를 말하는 것으로, 혈이 부족한 사람은 얼굴색이 창백한 것이 특징이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무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심장의 박동이 빨라져서 ‘쿵쿵’하는 심장소리를 들을 때가 있고, 가슴이 답답하며 귀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간혹 조금만 부딪혀도 멍이 들고 의욕이 떨어진다. 특히 여자들은 생리 전에 변화가 있어서 월경의 양이 줄거나 몇 달씩 없는 때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사물탕’‘십전대보탕’등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음과 양은 우리 몸의 생리기능을 기능적으로 분류한 것이다. 음기가 허한 사람은 피부가 건조하고 까칠하다. 입안이나 콧속도 건조한 경우가 많으며, 정신적으로 안정이 잘 안되어서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자주 있다. 꿈도 많이 꾸고 속이 답답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호흡기 계통이 약해 기침이나 가래가 많다. 음이 허할 때에는 주로‘육미지황탕’이 처방된다.
양이 허한 사람은 주로 허리 아래 부분의 기능장애가 오기 쉽다. 다른 사람에 비해 다리가 차게 느껴지거나 다리 힘이 없고, 신경통 등이 온다. 중년 이후에는 소변을 자주 보거나 정력·집중력 ·지구력 등이 떨어지기 쉽다. 양의 허함을 보충해 주는 약으로는‘신기환’‘삼일신기환’‘팔미환’ 이라는 것이 있다.
신로는 정신적인 과로라고 생각하면 쉽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선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해당된다고 보면 좋을 듯 싶다. 특별한 이유없이 짜증스럽고 일하기가 싫어진다. 피로도 빨리 오고 간혹 상기가 되면서 머리가 개운치 않다.
그리고 남이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자기 자신은 기억력이 감소되는 것 같고, 지구력이 떨어져서 계속해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이런 증상은‘가미온담탕’‘귀비탕’ ‘명지단’같은 것으로 신기(神氣)와 체력을 함께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두 사람이 똑같은 질병에 똑같은 약을 먹었는데 한 사람은 치료가 되고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것을 사람의 체질과 연관된 것으로 본다. 때문에 보약을 지을 때도 증상과 함께 그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른 처방이 내려질 수 있다. 체질은 흔히 말하듯 태양인·태음인· 소양인·소음인의 4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태양인은 폐가 크고 간이 적은 사람을 말한다. 자존심이 강하고 감정적이며 영웅적이기도 하다. 의욕이 넘쳐 주위와 타협을 모르고 재능이 뛰어나다. 이들에게 효과적인 한약은 오가피와 모과 등이 있다.
태음인은 얼굴형이 둥글거나 계란 같은 타원형이다. 피부는 약하지만 근육과 뼈가 발달되어 있다. 포용력이 강하고 너그러운 성격이지만 욕심이 많다. 체력이 좋아 활동적이고 언행이 좋아 남의 호감을 사지만, 한편으로는 겁이 많은 체질이다. 보약처방으로는‘녹용대보탕’이 단연 손꼽힌다. 태음인에게 좋은 한약으로는 녹용, 맥문동, 대황, 마황 등이다.
매사에 민첩하고 비판적이며 자기의 감정을 숨기지 못해 그대로 나타내는 소양인은 신경질적이고 영리하다. 민첩하면서도 경박하며 끈기가 없고 체념이 빠른 체질이다. 보약처방으로는‘육미지황탕’이 제일이다. 시호, 구기자, 영사, 주사, 숙지황 등의 한약이 이들에겐 좋다.
마지막으로 소음인은 매사에 소극적이면서 소심하다. 외출을 싫어하지만 비교적 섬세하고 깔끔한 면도 있다. 혼자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며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다.‘보중익기탕’이 보약처방으로는 으뜸이다. 인삼, 부자, 소엽 등이 이들에게 맞는 한약이다.
녹용과 인삼은 보약 중에서도 가히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또한 제대로 먹지 못하면 아무짝에 쓸모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간혹 녹용 한가지만 먹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한방에서는 여러 약재들을 복합처방하면서 이들 약재간에 상호효과를 매우 중요하게 본다.
녹용을 보조하는 약재들을 같이 쓸 때 비로소 녹용의 우수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혹 녹용과 다른 약재를 따로 달인 후 섞어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 모든 약재를 약탕기 속에 같이 넣고 달여줄 때만이 약효를 볼 수 있다.
인삼은 녹용과는 달리 인삼 자체만 달이거나 차(茶)로 마셔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인삼 또한 치료제인 보약으로 사용할 때는 다른 보조약재들과 같이 달여 먹는 것이 좋다. 더욱 주의할 것은 인삼이 모든 사람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열 감기, 기관지염, 폐결핵, 폐렴, 심한 고혈압 환자 등은 인삼을 먹지 말아야 한다. 또 산모가 잔뿌리인 미삼(尾蔘)이 들어간 약을 먹으면 젖이 잘 나오지 않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화기능이 좋지 않아 소화나 흡수가 잘되지 않을 때에는 어떠한 보약을 먹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때문에 소화·흡수기능을 도와주는 약과 함께 보약을 먹거나 소화기 치료를 먼저 하고 나중에 보약을 먹어야 한다. 또 감기 등 급성 감염성 질환이 있을 때 보약을 잘못 사용하면 질병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질병에 대한 치료와 함께 원기를 돋워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간 질환이 있을 때는 특히 보약을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한약에도 양약과 마찬가지로 간에 좋지 않거나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성분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약에 흔히 들어가는 감초는 간에 좋지 않다. 남자들이 쉽게 먹는 개소주에는 감초가 반드시 들어가는데 별 생각 없이 개소주를 먹었다가 간이 더 나빠지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간 질환이 있을 때는 반드시 한방 전문의가 처방해주는 보약을 먹어야 한다.
▽ 보약에 얽힌 잘못된 얘기들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며 먹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보약은 결과적으로 살을 찌게 만들지는 않는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탄수화물이나 당분도 없다. 단지 입맛을 돋우는 약재가 섞여 있으면 식욕이 좋아져 일시적으로 1∼2㎏ 정도의 몸무게가 늘 뿐 곧 정상으로 돌아온다. 오히려 몸 상태가 나쁘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변비에 걸리고 얼굴이 푸석해 보인다. 이럴 때는 적게 먹어도 대사가 원활치 않아 살이 찌게 된다. 보약의 열량은 60∼100kcal 뿐이란 것을 명심하자.
키 크는 보약, 머리 좋아지는 보약?
보약을 먹어 키가 크거나 머리가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 단지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영양을 보충해 줘 발육을 촉진시킬 뿐이다. 한의사들은 이런 광고로 현혹하는 한의원을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이는 장사가 안되는 일부 한의원에서 보약만을 팔아 매상을 보전하려는 얄팍한 상혼이라는 얘기다.
감기에 절대 안 걸린다?
보약을 먹으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환경에 적응하는 힘은 물론 병후 회복능력을 기르는 데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평소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라면 억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감기에 절대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름철엔 효과가 없다?
약 기운이 땀으로 빠져나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땀은 체온조절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는 것이지 약 성분이 배출되는 것은 아니다. 겨울에 먹은 음식의 영양분이 여름이라고 줄어들지 않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무와 함께 먹으면 머리가 희어진다?
숙지황이 들어 있는 한약의 경우 약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먹지 말라는 것이지 머리카락을 희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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