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원인과 치료 - 질환과정보

-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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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과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고령화 사회가 도래 함에 따라 각종 성인병, 노인병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치매는 노인병을 대 표하는 것으로 건강한 장수사회 구현을 어둡게 하는 존재이다. 과거 우리 나라에서 는 치매를 흔히 ‘노 망’, ‘망령’등으로 부르며 나이가 들어 생기는 일종의 자연현상으 로 취급하였다.
그러나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치매는 결코 노화에 따른 생리적인 현 상이 아니라 병적 현상이라는 것 이 분명히 밝혀졌다. 사실 우리 주위에 팔구십이 되 어도 젊은이 못지 않게 정신이 좋은 노인 들이있지않은가? 치매라는 용어는 그 자체 가 어떤 특정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증상이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 한 뇌 손상으로 기억력이 떨어지고, 판단을 잘 못하고, 방향감각이 어두워지는 등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기는 것이다.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 예컨대 운전을 한 다던가, 은행 출입을 한다던가, 장을 본다던가 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상태 를 말한다. 치매가 있는지의 여부는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고 가족으로부터 환자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 대부분 쉽게 알 수 있다. 조금 어려운 경우는 자세한 신경심리 검사를 하면 해결된다. 치매는 대부분 초기에 기억력 장애로 나타나는 탓에 종종 노 인성 건망증과 구분이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서 언어장애, 때와 장소를 구분 못하 는 지남력 상실, 판단력 저하, 성격 변화, 그리고 배회, 망상, 환각 등의 이상 행동 을 나타내게 된다. 말기에는 고도의 인지장애로 가족도 몰라보고 대, 소변도 못가리 는 상태가 된다.
1. 치매의 원인
앞서 말했듯이 치매는 특정 병명이 아니라 증상이므로 이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만 90여 가 지나 된다. 중요한 원인 질환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퇴행성 뇌 질환 - 예) 알쯔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2) 뇌혈관 질환 - 예) 혈관성 치매
(3) 중독성 질환 - 예) 알코올성 치매
(4) 대사성 질환 - 예) 간경변증
(5) 내분비 질환 - 예) 갑상선기능저하증
(6) 영양결핍성 질환 - 예) Vitamin B1 2 결핍
(7) 감염성 질환 - 예) 뇌 매독
(8) 기타 뇌 질환 - 예) 뇌종양, 수두증, 뇌출혈(경막하출혈)
이 중 알쯔하이머병(퇴행성 치매의 대표)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그 다음이 혈관성 치매로서 이 두 가지가 전체 치매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 나라에서 치매하 면 대부분 '퇴행성 치매' 아니면 '혈관성 치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치매의 원인 질 환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검사를 통해 위의 중요 원인들을 가려내면 된다. 즉, 각종 혈액검사를 통해 내과적인 원인으로 치매가 나타난 것인지를 알아보고 최 종적으로 뇌 C T나 M R I를 찍어보게 된다.
이러한 검사들은 현재 불치병으로 알 려져 있는 알쯔하이머병을 즉시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혹시 치료 가 능한 치매 질환이 숨어 있는지를 알기 위한 것이다. 사실 위에 열거한 질환들은 알 쯔하이머병을 제외하고는 모두 치료의 여지가 많고 일부는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 어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 꼭 자세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 나라를 포함 한 동양권에서는 혈관성 치매가 알쯔하이머병 못지 않게 치매의 중요한 원인 질환 이다. 제때 발견해 치료하면 치매가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 으므로 혈관성 치매 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혈관성 치매는 기본적으로 뇌졸중(일반에서는 흔히 중풍이라 지칭)과 같은데 뇌혈 관이 막혀 뇌 조직이 상하는 뇌경색이 여러 차례 발생하다 보면 뇌 기능이 떨어져 결국 치매로 나타난다. 대개 고혈압, 당뇨병, 흡연, 심장질환 등이 위험인자로 작용 하므로 치매의 치료나 진행 방지를 위해서는 이들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고 뇌혈관 을 막는 혈전이 생기지 못하도록 아스피린, 쿠마딘 같은 혈전방지제를 쓰게 된다.
알쯔하이머병은 미국의 전 대통령인 레이건(Rhonald Reagan)도 앓고 있다고 해 서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바 있는데, 노인성 치매 대부분의 원인이 바로 이 질환이 다. 뇌 세포의 기능이 차츰 감퇴하면서 뇌 세포가 파괴돼 없어진다고 해서 퇴행성 치매 질환이라고도 불린다. 이 병은 초기 증상이 주로 기억력 저하로 나타나는데, 흔히 노인성 건망증으로 오인될 수 있다. 노인성 건망증은 단순 기억장애로서 정 상 노화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알쯔하이머병은 기억장애가 이 보다 심하고 시 간이 경과되면서 더욱 나빠진다. 기억력 외에 어휘력도 떨어지고 종합적인 사고력 이 저하돼 독립적인 사회활동이나 일상 생활이 어렵게 된다.
이 병은 생각보다 흔해 서 6 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약 5∼1 0 %가 걸린다고 추산되며 연령 증가에 따라 급격하게 유병률이 올라가 8 5세 이상에서는 무려 2 5 ∼45% 정도를 차지한다. 이 병은 이상 단백질이 뇌 안에 쌓이게 됨으로써 뇌 세포를 죽여 생기는 것으로 알 려져 있다. 왜 알쯔하이머병 환자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 분명치 않으나 유전적 요인(유전자의 이상)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연구자들은 알쯔하이머병이 주로 노령 층에서 발생하므로 뇌혈관의 동맥경화에 의 해 뇌 혈류가 만성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발병에 관여한다고 주장한다.
2. 치매의 치료
전체 치매 환자의 1 0∼1 5 %는 완치 가능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앞서 언급한 정 상압수 두증, 만성 경막하출혈, 갑상선기능저하증, 양성 뇌종양, 매독, 비타민 결핍 증이 있다. 이런 경우는 적절한 외과적, 내과적 치료나 부족한 물질을 보충해 주는 것으로 짧은 시간 내에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알쯔하이머병은 과거 아무런 치료 대책이 없었다. 단지 망상, 우울, 환각 등의 행동 이상이 나타날 경우 이를 완화시키는 정신과 약 정도만 처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근자에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알쯔하이머병의 발병기전이 조금씩 밝혀짐에 따라 현재 치매의 경과를 늦추거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약물이 속속 개발되고 있 다. 뇌신경세포가 차 츰 소실되면 뇌의 신경전달 물질 중 하나인 아세틸콜린 (acetylcholine) 결핍이 나타난다.
이 아세틸콜린은 기억과 학습이라는 뇌 작용 에 긴요하게 쓰여지는 물질로 이것이 부족하게 되면 기억력 장애를 비롯한 인지기 능장애가 생긴다. 알쯔하이머병의 주된 치료는 바로 이러한 아세틸콜린의 부족을 해소하는데 모아지고 있고, 뇌에서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아주는 콜린성 약물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아리셉트, 엑셀론, 레미닐이 그러한 약들이다. 이러한 약은 사 용 후 장기간 알쯔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인정돼 현재 미 국 F D A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유일한 치매 약물로 공인하고 있다.
보조적인 치 료로는 비타민 E같은 항산화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콜레스테롤 강하제, 은 행잎 추출물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여자가 남자보다 치매가 잘 온다고 하는데, 이 는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줄어든 탓으로 해석돼 여성의 경우 특별한 금기사항 이 없는 경우 전문의와 상의하에 호르몬제제(에스트로겐)를 복용하도록 권장하기 도 한다.
운동요법도 치매 치료에 있어 중요하다. 적절한 운동을 유지하면 치매 환자의 인지 기 능이 호전되고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운동효과는 다양 한 방식으로 뇌 활동을 돕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구에 의하면 운동은 엔돌핀의 증 가를 가져와 기분을 좋게 하고 뇌 혈류를 증가시킨다. 또한 뇌 세포의 대사를 촉진 시키며 뇌신경 전 달물질의 작용을 유리하게 한다. 치매 환자가 자리를 보전하기 시 작하면 치매가 급격하게 악화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가능 한 한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3. 치매환자의 간병 요령
치매 환자의 간병 요령에 대해서 잠시 설명하겠다. 집안에 치매 환자가 생기면 가족 에게 커다란 정신적, 육체적 부담을 주게 된다. 가끔 치매 환자를 간병하다가 병을 얻은 가족들을 보게 된다. 따라서 치매 환자의 간병 요령은 환자나 가족, 모두 기 분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가족들은 자신의 부모나 배우자가 비록 치 매에 걸려 예전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어린애 취급하지 말고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 치매가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다. 치매 노인은 주위 상황 변 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므로 갑자기 환경을 변화시켜서는 안 된다.
자식들이 돌아가 면서 돌본다고 이 집, 저 집으로 환자를 자주 옮기는 것은 그런 면에서 좋지 않으므 로 피하는 것이 좋다. 치매의 진행을 막기 위해 낮 동안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주 말 상대를 해 주고, 놀이거리를 찾아 줄 필요가 있다. 화투를 한다던 가, 노래를 부른다던가, 그림 조각 맞추기를 한다던가 뭐든 소일거리를 만들어주 면 도움이 된다. 이런 것들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두뇌 훈련이 되는 효과가 있다. 요 즘은 주위에 노인복지관같은 주간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서 치매 노인들을 위한 놀이 또는 작업 프로그램을 많이 시행하고 있어 이를 적극 이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회시설을 잘 이용하면 간병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간병은 확실 히 힘든 일이나 자기 자신도 노후에 간병 받을 처지가 될 수 있으므로 '간병 은 부모 를 위함과 동시에 내일의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 다 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또한 '치매환자 가족모임'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간병의 고충을 털어놓고 합리적인 간병 방 법을 배우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치매 환자를 잘 돌보기 위 해서는 우선 간병인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하므로 이러한 모임에 자주 나가 도움 받으면 좋다.
4. 치매의 예방법
끝으로, 치매의 예방법을 소개하겠다. 치매는 노인병이고, 노인병은 성인병의 연장 이라고 할 수 있다. 젊어서부터 꾸준히 관리해야 성인병의 발병을 막을 수 있듯이, 치매도 성인병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균형적인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치료해야 한 다. 또한 흡연, 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하며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 요하다. 우울증이 있으면 치료를 받고, 많이 웃고, 밝게 사는 생활태도를 갖도록 노 력해야 한다.
또 노후에 심리적으로 위축돼 활동을 크게 줄일 것이 아니라 되도록 머리를 많이 쓰고 적극적으로 살도록 권장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성인의 뇌 에 '뇌줄기세포'라는 것이 있어서 하루에 수천개씩의 뇌신경세포를 만들어내고 있 다고 한다. 그러므로 노후에라도 두뇌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뇌 신경세포간의 연결관이 계속 만들어져 뇌 회로가 활성화되고, 그 결과 뇌 기능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갈 21세기가 노인성 치매로 얼룩진 암울한 장수사회가 아니라 삶의 질이 올라가고 활력이 넘치는 건강 사회가 되기를 모두와 함께 소망한다.
- 서울아산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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